*브런치북 지난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이별 후에는 불편한 감정들이 여럿 찾아오는데요. 이러한 감정에 머무르고, 해소하는, '부정적 감정'을 대하는 일이 낯설고 어색할 수 있습니다.
이별 그 자체도 힘들지만, 부정적 감정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라서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 있죠.
② '감정'을 대하는 태도
1. 연인관계가 나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유일한 수단인가?
2. 연인관계가 내가 화낼 수 있는 유일한 관계인가?
3. 부정적 감정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가?
1. 연인관계가 나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유일한 수단인가?
힘들 때 스스로를 위로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Self talk 가 비관적인 사람은 혼자서 기운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Self talk란 내가 나에게 하는 말입니다. 감정에 대해서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 혹시 부정적 감정들에게 마구 채찍질을 하고 있진 않나요?
"이깟일로 힘들어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야."
"이런 일로 화가 나다니, 한심해."
머릿속에서 혼자 어떤 생각을 하는지 꺼내 적어 보세요. 스스로에게 채찍과 비난을 많이 하는지, 응원하고 토닥여주는지. 그것이 바로 내가 감정과 맺고 있는 관계입니다.
내가 나에게 비관적인 말을 많이 한다면, 하루 종일 비관적인 친구와 붙어 다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는 말을 해주는 타인을 만났을 때, 새롭고 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때 연애는 위로 이상의 구원이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부모님을 만난 것 같이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감정해소 역할을 연인에게 의존해왔기 때문에 그 사람이 없으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없을 거라고 낙담합니다.
그런 사람과 이별했다면, 다시 비관의 늪에 빠져서 ‘역시 나란 인간은 안돼’라고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상대가 해주던 말들을 내가 나에게 해줄 때입니다. Self talk는 변화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운동하듯 반복하면 뇌에서 새로운 생각의 경로가 튼튼해집니다. 뇌의 신경가소성이란 이론이에요. 나를 위로하는 능력을
운동해서 스스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세요.
2. 연인관계가 내가 화낼 수 있는 유일한 관계인가?
웃음 가득 화기애애한 것만 좋은 관계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격렬하게 화를 내고 싸우고 화해할 때 깊은 친밀감과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내가 화를 내도 나를 여전히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할 때 마음은 안도하고 상대방을 신뢰하게 됩니다. 상대방이 나를 떠나갈 것이란 두려움이 순간적으로 줄어듭니다. 나의 좋은 모습뿐만 아니라 못나고 부정적인 모습까지도 수용받게 되는 경험입니다. 비록 말로는 다시 그러지 말자고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 무의식에게 정보를 전달합니다.
이런 경우, ‘화를 내는 나의 모습은 누구도 사랑해주지 않을 거야’라는 믿음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그 믿음에도 불구하고 화내는 나를 받아주었다는 것이 큰 의미가 되어준 것이죠. 화나 갈등을 여러 형태의 관계에서 겪고 견뎌내는 과정이 당신에게 필요할 것입니다.
3. 부정적 감정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가?
이별 후 고통에 대해 ‘힘든 일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왜 이렇게 힘들지?’ ‘이 정도로 힘들 일은 아니지 않나?’와 같이 <문제>로 여기고 고치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자신의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운 것으로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데 어려움을 평소에도 느껴왔을 것입니다.
소중한 것을 상실했을 때 사람은 우울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한 사람에게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만난 기간,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이었던 것과는 무관합니다. 주관적인 것이므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의 기준은 오직 나만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나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듣지 않고, 일반적이고 사회적인 기준에 맞추려는 습관이 있어 그렇습니다. 고통을 문제로 생각하고 고치려고 하는 순간 당신의 아픔은 덧나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