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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Oct 22. 2023

'타인'과 연결되는 능력

*브런치북 지난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위험하고, 상처를 주는 것들과 분리되고 싶어 합니다. 위험지역을 기피하고, 더러운 것을 씻어내죠. 그런데 사람에게서 상처를 입었다면 어떨까요? 사람과 연결되는 모든 순간들,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친밀해지고, 비슷한 마음을 찾아 공감대를 형성하는, 타인과 연결되는 순간들을 꺼리게 됩니다. 마음에 두터운 장벽이 세워지죠.


연애를 통해 사람에 대한 실망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사람을 쉽게 믿지 않고 경계하는 분들의 경우, 다음 연애에서 마음 열기가 더욱 힘겹습니다. 그런 노력 끝에 연 마음에 또다시 상처를 입는다면, 아마 다시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싶을 테니까요. 깊이 신뢰하고, 나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나서 상처를 경험했을수록 경계심이 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경계심은 나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되려 또다시 관계에서 진솔해지지 못하고, 피상적이고, 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아 오해를 만들고, 비슷한 이별을 반복합니다.


③ '타인'과 연결되는 능력


1. 배신이나 거짓말 등 신뢰가 깨지는 사건이 발생했는가?

2. 연애 관계에서 얼마나 진솔할 수 있는가?

3. 타인에 대한 관심


1. 배신이나 거짓말 등 신뢰가 깨지는 사건이 발생했는가?


마음은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감정과 생각들을 만들어 냅니다. 관계와 신뢰에 상처가 생긴 경우, 앞으로 당신의 마음은 보호를 위해 이런 일들을 합니다. 좋은 것을 기대하려고 하면 위험하다고 할 것이고, 좋은 가능성을 말하면 위험한 단서들을 더 살펴보라고 경계태세를 갖출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을 상처로부터 보호하려 하지만, 동시에 두터운 경계를 만들어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게 만듭니다.

 

한 사람의 부정한 행동이 남긴 상처는 온 세상의 부정한 면만 바라보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건 당신을 쉽게 분노하게 만들고, 성장하고 도전하기보다 가만히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신호를 보낼 것입니다.


경계태세가 계속해서 심해지면 몇 년 후에는 인간관계가 점점 멀어지고, 새로운 시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당신의 용기, 심리상담, 그리고 새로운 경험으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신뢰의 회복이란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이겠지만 그만큼 값진 지혜를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2. 연애 관계에서 얼마나 진솔할 수 있는가?


연애에서 진솔하기가 어렵다면 아마 이별의 상처가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나를 내보이지 않았을 테니 상처로부터도 안전거리를 유지했을 것입니다. 연애하며 진솔하려면, 내가 나 자신에게도 솔직해야 합니다. 사실은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요.


연애하며 혹시 늘 피상적인 이야기만 하지는 않나요? 둘이서 만나면 할 게 없어서 다른 친구들을 불러 다 같이 시간을 보내나요? 꽤 오랜 시간 만나도 상대방에 대해서 잘 모르겠고, 깊어지는 것은 더더욱 모르겠다면, 진솔함에 대해 고찰해 볼 시간입니다.


진솔함은 내가 나 스스로를 잘 알아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내 마음을, 나의 상태를 자세히 알수록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기니까요.



3. 타인에 대한 관심


연애를 하며 사실은 상대방에게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별하고 힘들다고 했는데, 상대방은 어떤 사람인지 말해달라고 하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이죠.


내가 나의 뜻대로 무언가를 채우고픈 마음, 그러니까 연애를 하며 받고 싶은 것들만 생각하는 경우에 그럴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부작용을 낳습니다. 타인이 아닌 내 삶에 불행이 찾아오게 합니다. 결국 우리는 살아 숨 쉬는 동안에는 관계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죠.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깊은 상처가 있을 수도 있고, 너무 오랜 시간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왔을 수도 있고요. 기질적으로 타인의 감정에 둔감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설령 앞으로 연애를 하지 않는다 해도,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사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나 자신에게도 관심이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요. 그보단 내가 취할 이득, 나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 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목적의 수단이 아닙니다. 나는 집을 사려고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돈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나를 위해 존재하도록 만들려면,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야 합니다. 돈이나 명예, 인정. 무언가의 수단으로 존재할 때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스스로에게 강렬한 수치심을 느낍니다. 점점 더 돈, 명예, 인정에 의존하게 되죠. 타인도, 연애도, 결혼도 수단이 되어야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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