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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콩 Sep 21. 2020

Being Engaged and..


결혼을 하겠다고 결심을 하고, 12월 내가 미국에서 체류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결혼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틀에 갖힌 생각들을 선호하지 않는 우리는 어떤 결혼식을 만들어갈까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첫번째로 결혼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2020년은 내가 너무 준비 되지 않았고 심적으로 안정되지 않기 때문에 2021년 결혼을 하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온 지난 5년하고 반년이 흐를동안 단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달이 있다. 바로 9월. 긴 시간 붙어있었던 날도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9월엔 단 한번을 함께하지 못했다. 그 매꿈을 위해 선택한 9월이다. 

 알렉스는 특이한 종교를 가지고 있다. 들어나 봤을지 모르겠지만 스파게티몬스터교라며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을 믿는다. 나름 진지한지 장난치지 말란 내 말에 화를 버럭 내며, 종교의 자유를 무시하지말란다. 

스파게티몬스터교의 교리
-누구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FSM님께서 산, 나무, 난젱이(midgit)[4]를 시작으로 천지를 창조하였다.
-진화의 근거로 제시되는 모든 것은 사실 이 존재에 의해 비의도적으로 조작되었다.
-지구온난화, 지진, 태풍, 기타 천재지변은 1800년대부터 해적의 숫자가 감소한 데에 따른 결과다.
-해적들은 세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존재들이며, '그 분’께서 선택하신 복장인 해적 의상을 입지도 않고 -그분의 말씀을 전하는 것은 무례한 짓이다. 물론 그러한 무례를 저지른다고 해도 FSM님이 워낙 자비로운 분이시라 그렇게 신경 쓰지 않으실 것이다. 그래도 무례는 무례이니 웬만하면 그러지 말자.
-‘그 분’은 ‘신성한 면가락’을 움직여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 면식의 생활화가 필수다.
-‘그 분’에 대한 기도는, “아멘” 대신에, “라멘(r'Amen)”으로 끝내도록 한다. '(아포스트로피; apostrophe)는 붙여도 되고 안 붙여도 되며 A는 대문자로 써도 되고 안 써도 된다. R'Amen!
-천국에는 스트립 댄서 공장과 맥주 화산이 있다.
-FSM교의 3대 위격은 다음과 같다.
  미트볼 - 힘을 상징
  소스 - 자연과 정신의 풍부함을 상징
  국수 - 에너지와 유동성을 상징
-바비 헨더슨은 이 종교의 예언자다.
-금요일은 종교적 안식일이다.

이 교리를 의외로 열심히 따르며, 특히 금요일에 종교적 안식일임에도 일이 많아 야근을 하는날이면 불같이 화를 내고 집에돌아와 맥주로 성스러운 하루를 보낸다. 특히 교리에 보이다시피, '해적들은 세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존재들이며'라는 부분에 집중해야한다. 매년 9월19일 International Talk Like a Pirate Day라고 지정하여 해적 코스튬을 하고 맥주와 미트볼스파게티를 먹는 파티를 연다. (한마디로 ㅋㅋ 난장판 파티다. 어제 그 파티를 오랜만에야 열었다며 온갖 동영상과 사진들을 내게 보내주었다. ) 그리하여 알렉스의 제안으로 2021년 9월19일 결혼식날짜를 정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해적배에서 해적컨셉의 웨딩파티를 계획하게 되었다! 물론 한국에서는 상상할수없는( 부모님 손님들때문에라도ㅠㅠ) 결혼식이겠지만, 나는 그의 의견에 따라 상파울로에서 Pirate컨셉의 결혼식을 승낙했다. 애매모호한, 밥만먹고 가는, 초대된 손님들의 얼굴조차 제대로 볼 수 없는 한국식 결혼식이라면 돈아까워 하지않겠다 생각을 했던터라, 이런 이색결혼식이 너무 재미있을것 같았다. 그리고 이 소식에 알렉스의 할머니가 부랴부랴 연락이 오셨다. 


"빈, 결혼식은 장난이 아니야!!"


그런그녀의 말에 나는 하하 웃곤알렉스에게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우리는 두번의 결혼식을 생각하고 있는데, 브라질에서의 결혼식과 한국에서의 결혼식, 이렇게 두번의 결혼식이다. 한국에서는 개인적으로 알렉스에게 한국의 문화를 좀 더 이해하고 체험시켜주고파 전통혼례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때맞추어 예약만 잘 하면 될것같고,브라질에서 결혼식은 전적으로 알렉스에게 맡겼다. 나는 너의 나라에서 진행하는 결혼식이니 네가 다 준비하고 내가 도움을 주겠다며 그에게 계획을 모두 맡겼다. 무슬림 국가들의 미래에 대해서 쓰는 말인 "인샬라(신의 뜻대로)"가 이럴 때 쓰는 말인것같다. 


 웨딩드레스를 찾고 해적선을 찾고 모두 대충 셀렉트는 해 놓았지만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선뜻 예약은 하지못하고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두고보기로 했다. 주례를 서줄 친구를 섭외했고, 주변 친구들에게 수염을 기르는 등 우리의 웨딩파티를 준비할것을 통지했다. 웨딩반지의 경우, 사실 큰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너무 마음에드는 반지를 저렴한 가격에 발견하여 이 반지는 우리의 운명이라는 생각에 주문을 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에서 올 예정이기에, 내년 초 쯤 주문할 예정! 이 또한 코로나때문에 어떻게 될지모르겠다. 어쩌면 2년뒤 우리의 신혼여행을 통해 직접 픽업하러 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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