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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Mar 18. 2024

희망과 성공 그리고 실패! 그게 뭔데?

2024 서울(동아) 국제 마라톤 후기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마라톤대회는 동아마라톤이다.

2024년 3월 17일 이 대회에는 38,000명 정도가 참가하였는데 나도 그중 한 명이다.

나는 이를  통해 희망과 성공 그리고 실패에 대해 조금 더 배우게 되었다.

내가 소속된 마라톤114 출발전 단체사진

희망하면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계획이 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마라톤이라는 취미는 희망, 계획, 시행 그리고 결과의 연속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많은 러너들은 자신의 희망을 동아마라톤에 실현하고자 노력하는데

 또한 그러하였다. 

대회를 준비하는 난이

하지만 거의 모든 계획은 실제와 다른데

이번 동아마라톤도 많은 변수가 있었다.

길게 보면 준비과정에서 장경인대 부상을 겪었고

대회 하루 전부터 복통이 있었으며 당일 새벽에는 속이 부글거려서 화장실에 많이 갔다.

그로 인하여 출발시간 30분 전에 대회장에 겨우 도착하여 짐을 맡기고 준비운동도 못한 채

출발선에 섰다.

(완주나 제대로 할 수 있겠어?)

(중간에 화장실에 가야 하나?)

(포기하면 어떻게 집에 가지?)

희망은 여러 가지 걱정으로 바뀐 상태였다.

이때 내 목표는 완주 뿐이었다.


출발신호가 주어졌고 나는 시계를 누르고 뛰기 시작했다.

정말 신기한 것은 걱정은 많았으나 두려움은 없었다.

왜냐하면 두려움을 가질 정도로 여유롭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광화문에서 출발하여 청계천으로 갔을 때까지 방귀를 수십 번도 더 뀌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창피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큰 북소리와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겹칠 때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 신체적 신호를 통제할 수도 없었다.

수십 차례의 가스배출은 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달릴 때 거리를 계산하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2km를 뛰면 (42÷ 2=21)  1/21 만큼 왔네!

3km를 뛰면 (42÷3=14)   1/14 만큼 왔네!

4km를 뛰면 (42÷4=10.5) 1/10.5 만큼 왔네!

이 계산법으로 생각하면 레이스 초반에는

분모의 수가 엄청나게 빨리 작아지는데

나는 그만큼 안정감을 갖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10km 정도 뛰었을 때

많은 방귀는 신체적 안정감을 주었고

위의 계산법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찼았다.

19km지점을 역주하는 난이, 저때는 가스가 안 나왔음.

10km 이후에는 신호를 보내는 몸과

몸을 통제하는 두뇌의 줄다리기의 연속이었다.


몸은 가볍다는 신호를 주고 계획한 페이스보다 빨리 달리려 했다.

두뇌는 오버페이스라고 속도를 줄이라고 했다.


속도를 줄이면 거센 바람이 체온을 식혔고

아픈  느낌이 들어 몸은 더 천천히  갈 것을 갈구하였다. 

하지만 두뇌는 체온이 더 떨어지면 통증이 커진다고 속도를 올리하고 통제했다.


이 팽팽한 줄다리기는 36km 지점까지 반복되었고

그 덕에 나는 거의 일정한 페이스로 뛰었다. 

여기서 말하는 일정한 페이스는

당시 나의 목표가 된 3시간 5분이었다.

(개인 최고기록 그리고 뉴욕마라톤 퀄리파이)

옆모습이 자신 없는데 주로 위에서 찍힌 이 사진 마음에 든다.

36km를 통과할 때 앞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리고 종아리에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다급하게 크림픽스를 꺼내서 물었다.

(크림픽스 : 경련에 효과적인 보조식품)

경련은 사라지는 듯하다가 다시 살아났다.

크림픽스를 조금씩 빨면 그때만 괜찮고 조금 지나면 또 시작되었다.

1km를 5분 20초 페이스로 가도 싱글이기에 페이스를 다운하고 산살 달래면서 뛰었다.

이때 내 목표는 싱글이었다.

(싱글 : 풀코느를 3시간 10분 이내에 뛰는 것)

이미지 기록증 : 멋지다.

그리고 결승선을 통과했고 나는 기쁨의 눈물 한 방울을 흘렸다.


나의 레이스가 성공인지 실패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중요하지도 않았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은 

2024년 3월 17일 나는 서울(동아) 국제마라톤에 나갔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는 것이다.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도 그날과 같기를 희망한다.


희망, 기준, 목표 이러한 것들은 그날의 나의 레이스처럼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노력했는데 그것들에 충족하지 않다고 어찌 실패라고 할 수 있는가?

완주 후 사진 한컷!

아니다. 그냥 실패라고 부르고 한번 웃자!

다음에 또 뛰면 되지!

내년에 3시간 안에 뛰어서 명예의 전당 되자!

다시 희망과 꿈을 갖고 계획하고 시행하자!

그래 나는 이를 반복하는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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