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새로운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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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런치의 첫번째 글이다. 셀프인테리어 시작하기. 2016년에 이사를 하고 인테리어를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4년만에 또다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어찌어찌 하여 30평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엄청난 연식을 자랑하는, 무려 39세의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매우 오래된 아파트인데다 리모델링을 바라보는 곳이기 때문에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세가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5년 계약을 해서 인테리어에 투자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는, 집을 사는 것이 최고의 투자일 것 같기는 하지만 일단 그건 힘들 것 같고, 우리 맘에 들지 않는 집에서 5년간 임시 공간처럼 지내는 것보다 돈을 좀 들여서라도 잘 꾸며두고 우리집 처럼 살고 싶었다.
새로운 집의 특징은 30평 아파트지만 복도식의 아주 오래된 아파트라 구조가 정말 별로다. 요즘의 20평대 아파트 정도? 이번에 집을 옮기면서 느낀점은 집을 구하며서 부터 인테리어는 시작된다는 점이다. 무슨 말이냐면 베란다 확장이 되어 있는 집이나, 도배할 필요 없이 깨끗한 집을 구하면 애초에 인테리어에 큰 돈을 들일 일이 없어진다. 가능하기만 한다면 이사가고 싶은집을 1년 내내 관찰해 보면 그 집의 장단점 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여러 단점에도 우리가 이 집이 맘에 들었던 점
1. 위치
2. 오래된 단지라 숲이 울창하다. 저층이라 창밖으로 나무가 보인다.
3. 안방이 되게 넓다
4. 베란다가 있다
5. 아주 새거는 아니지만 도배를 안해도 살만 하다.
이 집에서 하고 싶었던 것은
1. 다이닝 룸. 방 하나에 큰 식탁을 두고 식사도 하고 일도 하고 싶었다.
2. ㄱ 자 주방. 상부장없이 살아보니 집이 넓어 보이고 좋지만 수납을 위해서는 ㄱ자 주방이 필수였다.
3. 밖으로 보이는 나무에 맞춰 집도 원목을 많이 쓰고 싶다.
4. 베란다도 맨발로 다니는 공간이면 좋겠다.
처음에는 신나서 이것저것 견적을 받아보았다. 베란다 확장도 하고, 베란다에 있는 반투명 유리문도 없애고 새걸로 교체하고 등등. 하지만 베란다를 건드리는 것은 상상 초월로 비쌌다. 우리는 딱 3가지만 돈을 들이자고 결정했다. 한국인은 3을 좋아하니까. 일단 내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한가지는 큰 식탁이었다. 결혼하고 5년간 제대로된 식탁없이, 다리도 잘 안들어가는 아일랜드 식탁에서 먹거나 상을 펴고 식사를 했더니 식탁이 너무 가지고 싶었다. 그것도 아주 큰걸루. 그래서 돈 들일 곳 1번은 식탁 이었다. (근데 소파도 있고 식탁도 있어도 결국 상펴고 티비보면서 바닥에서 밥먹는다ㅋㅋ)
그 다음에 집에서 이거 하나만 고쳐야 한다면? 했을 때 나는 화장실, 남편은 부엌이었다. 그래서 2, 3번도 정해졌다.
1. 긴 원목 식탁
2. 화장실 리모델링
3. 부엌 리모델링
식탁은 여러 브랜드를 찾아보면 되는거고, 부엌과 화장실 타일을 교체해야 하니 업체를 정해야 하는데, 숨고에서 5군데 정도 견적을 받아 봤는데 결국은 동네 인테리어 업체에서 했다. 순전히 사장님이 우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준다는 이유때문이었다. 가격은 좀 더 비싼 것 같기는 했는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레퍼런스가 정확히 있었고 동네 인테리어 사장님이 우리가 이런거 바란다고 하면 다 ok 하고 알아서 제일 비슷한 걸로 찾아 주시는 분이어서 거기로 정했다.
큰 식탁을 가지고 싶었던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홈파티가 하고 싶었다. 큰 식탁에 여럿이서 둘러 앉아 맛있는거 먹고 마시면서 오만가지 이야기를 하는, 그런 집이 되고 싶었다. 결혼하고 나서 부터 집에 친구들 초대해서 노는 것에 재미를 들렸는데 이번 집은 더욱 적극적으로 홈파티에 최적화 시키고 싶었다. 두번째는 식사도 하고 일도하는 다용도 공간이 필요했다. 집에서 밥도 먹지만 컴퓨터로 여러가지 작업도 하기 때문에 카페에 나가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세번째는 다이닝 룸을 꾸미고 싶었다. 대부분 집은 식탁은 부엌에, 젤 큰방은 안방으로, 티비는 거실에 이런 공식들이 있는데 청개구리 심보로 그런 규칙들에 약간 반감이 있었다. 그래서 제일 큰 방을 서재겸 다이닝 룸으로 정해버렸다. 다행히 남편도 나 못지 않은 청개구리라 동의해 줬고 다이닝 룸이 생겨버렸다!
집 인테리어의 컨셉은 화이트&원목이었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원목으로 정했다. 그리고 크기는 크면 클수록 좋고 예산은 의자까지 합쳐서 100만원으로 잡았다. 두닷, 우디크, 이케아 등을 돌아 봤고 최종적으로 두닷에서 길이 180cm의 식탁으로 벤치와 함께 구매했다. 식탁에 두는 의자들은 여기 저기서 구매했는데 총 80만원정도 썼다.
원목 식탁이 있는 공간의 한쪽 벽은 이렇게 서재로 꾸몄다. 서재 아니고 약간 술장 같긴 한데... 책이야 채워나가면 될 일이다. 일단은 술로 채웠다.
일단 타일은 무조건 시공을 맡기기로 했다. 지난번에 부엌 타일 시공을 해봤더니 이것은 초짜가 할 일이 아니란 걸 알았다 ㅋㅋ 원래는 화장실 바닥, 화장실 벽, 부엌 타일, 베란다 타일 견적을 받았는데 너무 비싸서 화장실 바닥, 부엌 타일만 했다. 일단 내가 원했던 화장실은 그냥 깔끔한 스타일 이었다. 대신 바닥은 화려하게.
화장실에서는 욕조, 세면기, 변기, 화장실 상부장 모두 교체했다. 화장실 상부장은 떼서 버렸고 세면기를 하부장이 있는 스타일로 골랐다. 이건 업체에서 하면 너무 비싸서 이케아 가서 샀다. 우리의 사랑 이케아! 대신 이케아 세면대는 유럽 스타일로 물이 닿으면 안된다 해서 욕조에 샤워커튼을 설치하고 사용중이다. 바닥 타일은 최대한 화려한 걸로 골랐다. 화려해야 더러운게 티가 덜 나더라구... 화장실은 물때가 끼니까 어두운 타일일수록 티가 잘 난다. 그래서 최대한 밝게! 화장실에서 수건과 잡동사니를 다 하부장에 넣어버리니까 깔끔하고 맘에 든다.
마지막으로 가장 손이 많이 갔던 부엌은 다음 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