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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do Jun 15. 2024

결국,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결국 대화다. 대화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풀리기도 한다. 어릴 때나 치고받지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대화 능력이 필수적이다. 연애도 그렇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과는 몇 시간이고 함께 있어도 즐겁고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사람은 처음부터 만나기 싫다. 만나기도 싫은데 어떻게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까? 내게 잘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선 대화 스타일부터 명확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만 찾는 경우가 잦아진다. 젊었을 때야 이 사람 저 사람 알아두면 좋다는 말에 사회화된 거짓 표정을 지어가며 모든 대화에 반응했다. 삶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난 뒤로는 점차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직장을 얻고 생활 반경에 제한이 생기면 굳이 모두와 가깝게 지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싫은 소리 듣지 않고 잘 맞는 사람과 함께하면 그만이다.


대화 스타일은 잘 바뀌지 않는다. 성숙한 취향과 가치관의 집약체가 대화다. 이 점에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 것은 정상적이다. 대화에 어색함이 없다면 그 사람의 취향과 가치관이 나와 맞다는 봐도 좋다. 대화 코드가 맞는 경우 대부분 살아온 환경도 비슷하다. 사람의 외모와 재산 등 대부분의 조건은 시간이 흐르면 변한다. 20~30년간 형성된 대화 코드는 변하기 어렵다.  


연애를 끝내고 결혼에 골인했지만 지금도 아내와 일부러 대화 시간을 갖는다. 연애하면서 그렇게 많은 이야길 했지만 대화를 이어나간다. 각자의 일과를 마친 뒤 위스키 한잔 따라놓고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시작하면 된다. 정해진 주제는 없다. 오늘 있었던 사건이나 평소 생각을 공유하며 대화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대화가 잘 통하지 않으면 20~30분 동안 앉아 이야길 나누는 일은 쉽지 않다. 


신기하게도 아내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배운다. 내가 몰랐던 모습이라든지 성격을 짧은 대화 속에서 본다. 한 사람의 일생을 대화로 전부 듣기란 불가능하다. 결혼은 평생을 함께 살아갈 사람의 새로운 특징을 삶 속에 어떻게 반영시켜 나갈지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이다. 파트너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사람이 그렇고 사랑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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