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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by 오우

집에는 늘 틈이 있었다. 문과 문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침묵과 대화 사이. 오래된 낡은 문은 닫힐 줄 모르고 언제나 조금 열려 있었다. 그 사이로 바람이 불었고, 먼지가 쌓였고, 잊은 줄 알았던 기억들이 따라 흘러들었다.

세월이 지나 삐걱거리는 문처럼 집도 삐걱였다. 새어 나가는 말 한마디, 흘러버린 감정이 틈에 남았고, 낡아 온전히 닫히지 않는 집은 틈이 벌어졌다. 우리는 틈 사이로 스며드는 것들에 익숙해졌고, 완벽히 닫히지 않는 문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때로 집은 그런 틈 위에 겨우겨우 서 있는 마음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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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