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릴 때가 됐는데.
아직인가 싶어 살짝 실눈을 뜨고 시계를 확인하면, 어김없이 알람은 울리기 일보 직전이다. ‘울릴 때까지만 딱 1분만 더.’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눈을 감는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의식은 다시 깊은 잠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고 이내 요란한 알람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깬다.
창밖 공기가 차가워진 걸까.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팔다리에 옅은 소름이 돋는다. 본능적으로 이불을 목 끝까지 끌어당기며 생각한다.
‘더 자고 싶다, 정말 격렬하게 더 자고 싶다.’
이 간절함 하나만으로 논문 한 편은 족히 써낼 수 있을 것 같은 밤의 잔상들. 가르릉 거리는 콧소리에 잠이 깼다가 다시 꿈속을 헤엄치다, ‘아차’ 싶은 마음에 눈을 번쩍 뜬다. 이 따스한 이불속의 유혹은 가히 범죄 수준이다.
일어나기 싫은 마음을 억지로 끌고 운동을 가면 결국 개운함을 맛보듯, 내게 새벽은 그런 시간이다. 일단 손가락과 발가락부터 조심스럽게 소환해 본다. 오징어처럼 몸을 꼼지락거려도 정신이 혼미할 때 나만의 의식이 시작된다.
몸을 쭉 펴고 누워 다리를 살짝 벌린 채, 양쪽 엄지발가락을 안쪽으로 ‘탁, 탁’ 부딪히는 일. 발끝에서 시작된 진동이 허리를 타고 머리끝까지 피를 돌게 한다. 이쯤 되면 뇌는 아직 휴가 중인데, 몸만 먼저 출근 도장을 찍은 셈이다.
그 찰나의 동력을 이용해 이불을 확 걷어차고 벌떡 일어난다. 반동으로 몸을 틀어 바닥에 착지하듯 두 발을 내디디면, 딱딱한 방바닥이 비로소 나를 환영하며 하이파이브를 건넨다. 그제야 잠들었던 온몸의 세포들이 기지개를 켜며 제 할 일을 시작한다.
입안 가득 가글을 머금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흐트러진 이불을 정리한다. 입속 샤워를 마치고 개운하게 뱉어내는 순간, 나는 비로소 선언한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탕웨이처럼 단호하고도 고요하게.
“마침내.”
비로소 잠에서 깬다.
턴 온 더 라이트(Turn on the light).
나의 진짜 하루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나비의 끄적임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