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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이란 건, 이상적인 꿈이었을까

보통의 존재이고 싶다

by 꿈꾸는 나비 Feb 08. 2025



전형적인 보통 사람을 찾긴 힘들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를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하고 또 그렇게 생각할 때 가장 마음이 편안한 것 같다. p.56


"크게는 안 바라요. 그저 보통 사람이면 돼요" 가장 겸손한 척 가장 욕심 없는 척 이렇게 말했지만 실은 얼마나 큰 욕심을 부렸었는지 모른다. 욕심 안 부린다는 말처럼 앙큼한 위선은 없다는 것도 내 경험으로 알 것 같다. p.57


박완서,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나는 보통 사람이고 싶었고,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마음 한편이 먹먹했다. 


‘보통’이라는 말은 왠지 나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내 것이길 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단어가 들어간 책이나 노래 제목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여다보게 된다. 내게 보통이란, 평범한 하루, 평범한 사람, 평범한 사랑을 의미한다. 


남들처럼 사는 게 왜 이토록 어려운 건지, 왜 유독 나만 힘든 것처럼 느껴지는지. 그럴 때면 가장 보통의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큰 욕심 없이 그저 평균적인 삶에 만족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정작 그조차 쉽지 않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보통’이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보통이 꽤 이상적인 기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편협한 시선으로 지금의 내 모습과 처지를 바라보며, 꼬물이와 일상 속 소중한 존재들까지 과소평가하고 있는 건 아닐까? 보통을 부정하는 순간, 나 자신과 내 삶의 가치까지 부정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삶을 상, 중, 하로 나눈다면 '보통'은 단순히 ‘중간’에 머무르는 것이라 여겨야 하는데, 나는 ‘중’에서도 높은 쪽—거의 ‘상’에 가까운 ‘중’을 보통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내가 설정한 ‘보통’의 기준이 애초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거였다면, 자연스럽게 ‘보통만도 못하네’라는 자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40대가 되면 나는 아이의 엄마로서, 다정한 아내로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가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평범한 아줌마가 될 줄 알았다. 직장에서는 존경받는 선배로, 나를 존경해 주는 후배들과 함께 일하며 일정한 직급과 성과를 유지하며 살아갈 거라 생각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심지어 내 주변의 사람들조차도 모두 그렇게 살고 있더라. 점심을 먹으며 저녁 반찬을 고민하고, 아이가 좋아할 김치볶음밥을 할지 김칫국을 끓일지 고심하는 일상. 때때로 남편 얘기를 나누거나, 어제 본 드라마 이야기를 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주말에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시간들. 


그렇게 모든 것이 

평범하고 소박하게 흘러갈 줄 알았다.


나는 이런 소소한 이야기조차 쉽게 꺼내지 못한다. 다들 누리는 이런 ‘보통’이 내게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내가 설정한 보통이 단순한 평균이 아니라, 어쩌면 이루기 어려운 꿈이란 생각이 든다. 실제로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더 나은 꿈을 향해 가면서, “나는 왜 남들처럼 평범하게 못 살까” 고민하고 있을까? 나만의 보통은 잘못 정의된 걸까?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드는 높은 기준을 보통이라 착각한 건 아닐까?


크게 바라지 않는다고 스스로 다독였지만, 

결국 보통의 삶이란,

내겐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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