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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끔 쓰는 이다솜 Mar 04. 2018

꼭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아

Column


(중략)


처음에는 모든 일을 그와 같이하고 싶었다. 당연하게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불만이 생겼다. 남몰래 속을 끓이기도 했다. 함께 하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와 만나기 전에도 혼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고 싶은 곳에 갔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꼭 함께하지 않아도 좋을지 모른다고, 어쩌면 더 만족스러울 거라고 생각했다.


영화관이나 미술관은 물론, 지방에서 열리는 각종 영화제나 페스티벌, 여행을 혼자 다녔다. 경험이 쌓일수록 외로움은 줄고, 그만큼 커진 자유를 느꼈다. 작품이든 풍경이든 대상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좋은 점도 있었다. 혼자서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이 커졌다. 이러한 변화는 자신은 물론 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중략)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하나가 되기를 열망하지만, 가능하지 않다. 가능하대도 일시적이고, 곧 혼자인 상태로 되돌아간다. 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계속 좋은 만남을 이어가는 연인도 예외는 없다. 이를 인정하면, 조금은 편해진다. 우리는 매 순간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니, 행복할 수 있다. 자신을 지키면서도 서로를 귀하게 여기고 사랑할 수 있다.


2018년 3월


 책에 실린 글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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