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대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s Oct 19. 2020

느낀다

'느낀다'


로펌 재직 중 가을을 느껴 본 날이 있었나 싶다. 

두팔을 드러내고 다닌다. 목을 가리고 다닌다. 대략 그 정도로 계절을 가늠했던 것 같다. 

느낀 적이 있을까.

하물며 본 적이라도 있을까. 


푸르렀던 낙엽이 점점 노랗게 빨갛게 그리고 내 두발 밑으로 내려오는 그 과정을 

그 곳에는 사계절이 없었겠지 라고 위로해보지만 

생각해보면 내 마음에 여유라는 것이 없었던 것 같다. 


느낀다

벤치에 앉아서 눈을 감고 바람이 내 눈썹 한 가닥을 흔드는 그런 잔망한 움직임을 느낀다. 

마음에 생긴 여유가 열어준 내 눈으로 느낀다. 


여름지나 가을이 왔다는걸 비로소 제대로 느낀다. 

느낀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대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