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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빅테크 투자자 추천도서 <AI 반도체 혁명>

소심한 중년의 투자법

by 안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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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빅테크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출간되었다. <AI 반도체 혁명>의 공동저자는 권순우, 이동수, 권세중, 유지원이다. 그중 이동수, 권세중, 유지원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인공지능 초거대언어모델을 만들고, 인공지능 서비스 ‘하이퍼클로바X’를 운영하는 네이버클라우드의 담당자들이다.


이 책은 첫째, AI 반도체에 대해서, 둘째, 인공지능 데이터 처리의 기본적인 원리, 셋째, 인공지능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특성을 다루고 있다. 책 내용 중 핵심을 두 가지로 요약해서 정리해 본다.


첫 번째 큰 변화: 엔비디아의 등장

CPU(중앙 처리 장치)는 복잡한 연산에 적합하고, GPU(그래픽 처리 장치)는 단순한 연산에 더 적합하다. 인공지능 연산 방식은 그래픽 연산 방식과 유사해서 GPU를 사용하고 있고, GPU는 과거 그래픽을 처리하는 반도체가 아닌 인공지능 연산에 더 적합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엔비디아h100.png 엔비디아의 AI 서버 DGX H100

엔비디아의 AI 서버 DGX H100은 H100 GPU 8장을 묶어서 구성한다. 8장을 묶은 서버 1대가 대략 5억 원쯤 한다. 초거대언어모델을 만들어 학습을 시키려면 이런 서버가 최소 200대 필요하다. 학습을 시키는 데 필요한 GPU 가격이 1천억 원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인공지능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서버가 최소 1,000대는 있어야 한다. 물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서비스를 위해서 1,000대를 갖추려면 엔비디아 GPU를 사는데 5천억 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인건비, 전기요금, 임대료 등 부가적인 유지비로 1년에 3천억 원 정도 필요하다.


초거대언어모델을 만들고,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메타, 네이버 등 소수에 불과하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큰 변화: 반도체 패러다임의 전환

반도체 시장은 모바일폰의 등장으로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모바일폰은 많은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컴퓨터 환경과는 다르다. 반도체 왕국이었던 인텔은 설 곳을 잃고 철수했다. 대신 ARM, 애플, 삼성전자, 퀄컴 등 새로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성장하게 된다.


컴퓨터에서 모바일로 바뀌면서 반도체 시장이 급변했다. 인공지능의 시대는 그 이상의 거대한 변화다. 엔비디아 GPU가 없었다면 딥러닝, 트랜스포머 등 현대 인공지능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기술이 되었을 것이다. 반대로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엔비디아 GPU는 그래픽카드가 아니라 AI 반도체가 됐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엔비디아-SK하이닉스-TSMC의 조합은 현재 기준으로 무적이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는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영업 이익률이 무려 77%나 된다. 인텔 CPU를 쓰면서 엔비디아 GPU를 쓸 수도 있겠지만 엔비디아 CPU와 GPU를 함께 쓰는 것이 더 좋다. 그렇게 엔비디아는 CPU 시장까지 장악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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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회사인 암젠은 엔비디아의 AI 신약 개발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도입했다. 슈퍼컴퓨터에는 신약 개발을 위해 인구 300만 명으로부터 추출한 5억 개의 유전자 데이터가 저장돼 있으며, 엔비디아의 강력한 AI 시스템을 활용하면 데이터를 7배 더 빠르게 처리하고, 비용을 7배 더 아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플랫폼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책 <AI 반도체 혁명>은 AI 반도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반도체 시장이 AI 반도체로 넘어가는 과정을 알 수 있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인공지능 산업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상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반도체와 빅테크 투자자라면 한 번씩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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