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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Aug 01. 2023

진짜 공부란 어떤 것일까?

소인지학야, 입호이, 출호구 (순자)

   입시 시험공부, 자격증 공부, 경제 공부. 우리는 저마다 다양한 공부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진짜 공부란 어떤 것일까? 


   소인지학야, 입호이, 출호구 (小人之學也, 入乎耳, 出乎口)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은 것을 입으로 내뱉는 데 있다. - 순자


   소인과 대인(군자)이 학문을 하는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 소인은 지식을 듣고서 지식을 말로 쉽게 내뱉는다. 반면, 순자에 따르면 대인은 지식을 듣고서 온 마음과 온몸으로 받아들여 행동의 변화를 나타낸다. 


   소인은 공부를 하면서 한 귀로 듣고 한 입으로 흘리는 셈이다. 소인의 학문은 음식을 먹기는 하지만 영양분을 소화시키지 못한 채 배출시키는 것과 같다. 대인은 공부를 하면서 한 귀로 듣고 온몸으로 흘려보내서 실천하는 셈이다. 대인의 학문은 음식을 먹고서 영양분을 잘 소화시켜 온몸에 양분이 공급되는 것과 같다.


   정보 처리의 단계는 (1) 정보의 입수, (2) 정보의 고도화, (3) 정보의 표출이다. 즉 정보 처리란 정보를 듣고서 그 들은 바를 더 수준 높은 지식으로 승화시키고 그렇게 승화된 지식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출하는 과정이다. 소인의 정보 처리 과정은 어떨까? 정보를 입수한 후, 고민이나 성찰을 통해 들은 바를 고도화하는 과정 없이, 흔히 말의 형태로 지식을 쉽사리 내뱉는다. 대인의 정보 처리 과정은 어떨까? 정보를 입수한 후, 고민이나 자기 성찰과 적용을 통해 들은 바를 깊이 고도화시키는 과정을 거치고, 이제 특히 행동으로 생각한 바를 실천한다. 


   소인의 공부는 앵무새의 말하기와 같다. 말소리를 듣고서 별다른 깊은 생각 없이 똑같이 내뱉을 뿐이다. 나는 입수되는 정보를 가볍게 받아들여서, 마치 앵무새의 말하기처럼 말만 잘하는 학문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공부를 하면서 배운 바를 온몸으로 받아들여 행동으로 실천해 내는 게 참 중요하구나. 무언가를 전해 배우고서 신중히 묵상하고 실천법을 숙고한다면 소인의 학문을 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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