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물 나게 품는 마음

'왜?'가 아니라 '네'

by 하람

살면서 나는 가만히 있는데 환경이 나를 뒤흔들 때가 있다. 핏줄로 얽혀 있어 끊어내기 어려운 가족의 문제.

내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내가 노력해도 상황이 바뀔 거 같지 않은 그 절망의 순간이 있다. 현실이 아닌 것 같고 세상이 멍해진다. 미칠 듯한 스트레스로 일상이 무너진다. 타인에 의해 나의 일과 삶이 무너질 때의 절망감이란... 억울함과 화가 솟구쳐 올라온다. 해결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쓴다. 하지만 단기에 끝나지 않는 문제.

그때 나는 내가 임신 중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임신하고 있었다면 이 모든 스트레스와 화가 아이한테 갈 텐데 정말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두려웠다. 진짜 내가 임신했을 때 또 다른 문제가 터지면 어쩌나 하고...


이번 생각구독에는 임신한 소정쌤이 사고 친 동생의 사건을 껴안는 이야기가 나온다. 먹으면서도 울고 자면서도 울고 눈물이 멈추지 않을 정도로 우울이 뒤덮었던 일주일. 그 일주일이 지나고 다 품어버렸다고, 다시는 안 보리라 다짐했던 동생을 품은 그 마음. 쩌억하고 마음 그릇이 깨지고 나니 평온해졌다고 말한다.

이 글을 보는데 내 마음에서 진물이 나는 것 같았다. 진물 나고 가슴이 부르트게 껴안아야만 했던 그 마음.

환경을 바꿀 수 없으니 내 마음 하나 바꿀 수밖에 없었던 선택. 나는 할 수 있었을까?

나는 잘 모르겠다. 내 마음 생채기 나는 게 버거워 도망가 버릴 지도... 성장은 정말 아픔뒤에 오는 것인지

이렇게 마음 그릇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 간장 종지만 해도 좋으니 누군가를 품을 사건이 터지지 않았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올라온다. 누구에게 피해 주지 않을 테니 나에게도 피해 주지 않기를 바라본다.

그럼에도 삶은 늘 나를 흔들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거냐고 절망하며 물을 때가 있다. 그때 나도 그냥 '네'라고 답할 수 있을까? 나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무엇이며 일어났다면 그걸 잘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지지만 결국 내 삶이기에 나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고 품어가야겠지. 지나칠 용기, 흘려보낼 마음이 필요하다. 맑고 또렷한 정신으로 내 삶을 잘 직시하고 받아들여야지.


바뀔 것 같지 않은 사람도 진정으로 소중하게 대해주고 믿어주면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 단 한 사람만 나를 믿어줘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하는데 내가 나에게 또 내가 타인에게 그런 믿음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구독 : 마음의 그릇

나만의 제목은? 진물 나게 품는 마음

하나의 키워드를 뽑는 다면? 정신

암기하고 싶은 문장은?

- 너도 나도 '너는 내게 참 소중한 존재'라는 것.

그 존재 자체를 인정받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힘이 생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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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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