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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Oct 21. 2023

The Mindful Project

처음 [지극히 사적인 데이터 에세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시작할 때만 해도 서른 개에 가까운 리스트의 데이터 수집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데이터를 수집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글쓰기의 소재가 저절로 생겼다.(이를 통해 쓰인 대부분의 글은 다른 매거진/브런치북으로 들어갔다. 경계가 모호하여 혼자 고민을 꽤 했다.)


지극히 사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행위이니 만큼, 나 자신의 하루를, 내 안의 깊은 곳을 면밀하고도 정성스레 들여다보는 작업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일상을 살며 놓쳤던 것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기쁜 경험을 했다. 아이들이 나를 얼마나 부르는지, 얼마나 웃고 사는지, 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지 등등. 주로 감정을 먼저 정리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내면을 정돈하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 결과물을 색으로, 나만의 차트로 나타내는 과정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이 외에도 책장 정리를 시작으로 옷장 정리, 음식 패턴, 소비 패턴, 휴대폰 앱 정리, 사용시간, 혼자 있는 시간 등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각화해보고 싶었지만, 일단은 브런치북 공모전 시간에 맞추어 여태까지 한 작업들을 모아보았다.


이런 방법으로 나를 알아가고 정돈하는 법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취지로 엮은 브런치북이니 만큼, 혹시라도 프로젝트를 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은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함께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해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시초인 디자이너 두 사람 역시 미국과 영국에서 엽서를 보내며 1년 동안 서로에 대한 데이터를 나누었고, 나중에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고 알고 있다.


우연히 접한 책이 모티브가 되어, 내 일상을, 나의 세계를 차분히 바라보는 Mindful 한 시간을 갖는 귀한 경험이었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 나의 일상을 관찰하는 시간이 어쩐 일인지 나의 하루를 깨어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극히 사적인 데이터 에세이]라고 쓰고 [The Mindful Project]라고 혼자 오글거리게 이름 지어 불러보며, 브런치북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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