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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Jul 10. 2024

백로와 까마귀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남들 다 그렇게 사는데 백로처럼 살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갑자기 백로의 처지가 되었네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라는 시조가 생각납니다.

까마귀와 백로가 이 말을 알아듣는다면 누가 기분이 나쁠까요?

둘 다 별 생각이 없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영역에서 각자 알아서 논다고 바쁩니다.


집 앞에 강이 있습니다.

강에서 주로 백로를 발견합니다.

까마귀는 나무나 전선, 지붕에서 만납니다.

둘이 노는 장소가 다릅니다.

굳이 놀지 말라고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해서 만든 말입니다.


백로처럼 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뭔가 속이 편안해 짐을 느낍니다.

내 속이 시커먼 걸까요?

속과 겉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갑니다.

그럴 바에야 그냥 까마귀 하렵니다.

새까맣게 빛나는 귀티 나는 깃털에 감사하며.

나만의 색으로 빛나는 지금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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