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게 가라앉았지만
우울한 건 아닙니다.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하지만
없어도 편안합니다.
음악을 들으며
따뜻한 바닥에 등을 붙이고 누웠습니다.
눈이 스르르 반쯤 감기는데
잠들기에는 시간이 아까워
게슴츠레 뜨고 있습니다.
무엇이라도 하겠지요.
이러다 잠들어버리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전등을 끄지 않고
음악도 끄지 않고
스르르르 잠들어버리는 것.
누군가에게는 일상이라는데
아주아주 오래전 해 본 적 있는 데
일상에서 벗어난 행위라 일탈이라 부를 만한 일입니다.
일탈이 이렇게 시시해서야.
그런 저녁입니다.
전등을 끄지 않고 스르르르 잠들고픈
누가 옆에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나쁘지 않은
불 켜 놓고 스르르르 잠들고 픈
그런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