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훔치고 싶은 스웨덴의 제도

8) 개별 노조가 여러분을 지켜 드립니다. (금전적 / 법적으로)

by thankyouseo

2-8. 행복한 일터 만들기 - 스웨덴의 제도 8탄!


기업은 원래 노조를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노조의 존재만으로도 기업 운영에 불편함과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조직원들은 노조가 아니더라도 어려울 상황에 자신을 도와주거나 지원해 줄 방패막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산이 있으면 한다.


⑧ 개별 노조 (Unionen)


- 핵심 Point : 노동자 대부분이 직장 노조가 없더라도 개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월 4만 원 정도의 돈으로 회사와 법적 문제가 생겼을 시 자문 및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향후 본인이 원치 않은 실직 시, 직전 급여의 80% 수준까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 스웨덴 사례 : D사에 다니고 있는 'J'는 회사에서 부당한 업무 지시를 받고 이에 항의하다가 매니저와 트러블이 생겨 회사에서 곤란한 처지가 되었다. 스웨덴 기업 대부분이 직장 노조가 잘 되어 있고, 대부분이 이러한 직장 노조가 가입되어 있지만, 그녀의 회사는 아직 작은 회사이다 보니 직장 노조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매달 약 200-300 크로나 (한화 약 3~4만 원)을 내고 개별 노조에 가입이 되어 있어, 그녀의 개별 노조에 연락하여 법적 자문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그녀의 개별 노조의 법적 전문가가 회사 인사 담당자와 직접 협의하여 해당 문제를 원만하게 풀 수 있었다.

E사에 다니고 있는 'K'는 회사가 경영난으로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스웨덴의 경우 해고가 법적으로 어려운 나라이지만, 회사나 경영난에 빠져 운영이 어려울 경우 합법적으로 인력을 감축할 수 있다. 그녀는 다행스럽게도 개별 노조에 가입되어 있었고, 직전 급여의 80% 수준까지 실업급여를 받을 수가 있었다.

직전 급여의 80%라고 하지만 Salary Cap이 있어 국가/실업보험 펀드에서 지원하는 80% 수준은 한 달에 약 19,000 SEK (세전 기준, 매월 근무일 21일 기준, 주말 제외, 한화 기준 약 250만 원)이다. 그녀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 옵션으로 추가 비용을 내고, 국가/실업보험 펀드에서 지원하는 금액 이외에 추가로 금액 지원을 받아, 실제로 그녀가 직전에 받았던 급여 수준의 80%까지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개별 노조에 따라 실업급여에 대한 지원 보장 기간과 내용이 조금씩 상이하나, 통상적으로 직전 급여의 80%까지, 약 200일 (매월 근무일 21일 기준 시, 주말 제외, 약 9.5개월 간 수령 가능) 간 실업급여 수령이 가능하며, 이 기간이 지나는 동안 취업이 되지 않을 시, 국가/실업보험 펀드에서 월 11,000 SEK (세전 기준, 매월 21일 기준, 주말 제외, 한화 기준 약 140만 원)을 추가적으로 100일 (아이가 있을 시 추가 250일)를 지원받을 수가 있다.


- Why? 한국은 기본적으로 가정이 있거나, 외벌이인 가장의 경우 실직에 대해 많은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업급여라는 제도가 한국에 생긴 지 얼마 안 되었고, 실업급여 역시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더라도 회사에 적극적으로 조정을 요청할 수 없고, 직장 노조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개인이 혼자서는 거대 조직과 맞서기에는 두려움부터 앞선다. 우리는 그냥 일개미이고, 다 닳아지면 바뀌게 될 톱니바퀴와 같은 작은 부품과 같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가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 나의 경험 : 함께 근무하던 매니저 'L'은 열정적이고 자신의 일에 애정이 큰 직원이었다. 그녀는 본의 아니게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일을 하게 되는 일이 발생을 했고, 현지 HR에 능통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그녀의 그런 Overtime working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었다. 그랬던 어느 날 낯선 전화를 한 통화받게 되었다. 그는 'L'이 가입된 개별 노조의 법률 담당자이고, 'L'이 이러한 사유로 부당함을 느끼고 있고 적극적으로 이에 대한 보상을 요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률 자문을 구하여 그녀의 그룹 매니저인 나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런 그의 전화를 받고 'L'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나에게 좀 더 적극적이고 명확하게 이에 대해서 요청을 했더라면 내가 어떠한 방식으로도 그녀의 요청사항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해결해 주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녀는 나에게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부당함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한국 기업 특유의 희생을 강요하는 문화, 그리고 예외의 상황을 만들지 않으렸던 나와 우리 조직의 문화에 그녀의 요청은 그냥 묵살되어 왔었다.

오히려 그녀의 법률 자문가를 통해 스웨덴 현지 HR 정보에 대해 정확하게 숙지할 수 있었고, HR 전문가를 추가로 채용하여 이러한 상황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가 있었다.

그녀의 기준으로 부당함이 사라지자, 그녀는 원래의 열정적이고 유능한 직원으로 돌아왔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그녀의 문제를 가장 수월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였다. 그녀는 그녀의 감정과 시간을 굳이 허비할 필요가 없었다.


개별 노조의 필요성은 스웨덴 근무를 통해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대단한 지원이 필요한 건 아니다.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회사와의 문제에 있어 법적, 제도적인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때 이에 대한 조언 정도만 해 줄 수 있어도 충분하다. 대신 변호사를 선임하고 회사와 법적 전쟁을 치를 필요까지도 없다.

실업보험/펀드의 요구는 모든 개인들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일반 보험사들도 이를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매달 적은 금액을 내고, 실업 등의 원치 않은 상황이 발생 시에 추가적인 실업급여를 받아서 당장의 금전적인 어려움을 좀 더 원활히 해결하여 재취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다.

혹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런 게 생기면 악용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안 돼'. 옛말에 그런 말이 있었지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태운다'. 세상 어디에든 악용하는 이들은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적으로 소수다. 악용하는 소수 때문에 다수가 좋은 제도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악용하는 소수가 철저한 페널티를 받으면 된다. 그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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