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시가 아닌 합의의 존중의 문화
3-1. 스웨덴의 일하는 방식 1탄
스웨덴 사람들과 5년 간 근무하며, 느끼며 그들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때로는 오해를 하고, 답답해하기도 하며, 사업장을 운영해 왔다. 지난 5년간 느껴 왔던 그들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좋은 점 위주로 한국의 기업들이 접못했으면 좋을 법한 일들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작성해 보려 한다.
① 지시가 아닌 합의와 존중의 문화
- 핵심 Point : 지시가 아닌 합의와 존중의 문화.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면 절대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
어찌 보면 번거롭고 많은 회의, 하지만 이를 통해 시나리오별 다양한 백업플랜을 미리 구상해 놓기에, 실패 시에도 빠르게 백업 플랜으로 이동할 수 있다.
- 에피소드 : 내가 담당하던 업무 중에 하나인 Logistic의 경우 매일매일 현장에서 실제 일이 돌아가고, 이슈가 발생 시에는 즉각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불편함이 생기는 살아있는 업무이기에 매일매일 크고 작은 급한 일들이 발생한다.
그래서 Logistic 팀의 담당자들은 그들의 일과 업무가 명확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Logistic Issue에 대해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중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Problem-solving을 한다.
한국 기업의 특성상, 위 (본사, 본부, 임원 등)에서 내려오는 수직적인 업무가 많다. 이는 항상 불규칙적이라 언제 발생할지 모르고, 회신 기한은 항상 'ASAP'이다. 어쩔 수 없이 본인의 업무를 하고 있던 Logisitc 팀의 'M'에게 특정 업무에 대한 Short report를 작성하여 오늘 퇴근 전에 달라고 요청하였다.
참고로 그의 퇴근 시간은 5시, 내가 업무를 요청한 시간은 오후 2시. 당연히 그가 나에게 Report를 제출하고 퇴근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후 5시가 훨씬 넘어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퇴근했고 나의 메일엔 그의 메일이 없다. 독촉을 하는 윗(?) 선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내가 Report를 만들어 밤 11시가 되어서, 그래도 오늘을 넘기지 않고 윗(?) 선에게 보고를 하였다.
다음 날 그에 물었다. 왜 내가 요청한 일을 하지 않았냐고? 물론 그때의 나는 화가 나 있었다.
그는 화가 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의 일상 업무를 상시로 수행하고 있는데, 네가 그 일을 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도 설명해 주지 않고, 무작정 퇴근 전에 달라고 하면, 나는 어떻게 그 일을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고, 나의 일상 업무는 누가 담당하느냐? 나의 일상 업무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비용이 발생하면 매니저인 당신이 책임지는 것이냐?'
그의 말에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말이었다. 하지만 이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나 역시 너무 힘게 일을 했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의 말을 곱씹을수록 그의 말이 맞다. 나는 너무나 급했기에 그리고 나 역시도 그 일을 해야 할 이유를 몰랐기에, 그저 지시하고 받기를 바랐다.
- 스웨덴에서 얻은 교훈
ⓐ 진정한 합의와 이해 : 나의 의도가, 그리고 그 일의 정의를 상대방이 명확하게 이해해야만 한다.
그 일 이후로 나는 항상 업무 요청을 할 때, 설령 내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윗(?) 선의 요청을 받더라도, 최대한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직원 분들께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어떤 Point 중심으로 그 일을 진행해야 하는지도 설명하였다. 물론 윗(?) 선께서는 나에게 정확한 의도와 Point를 친절히 알려주지 않았지만, 나는 나의 예상한 Point가 틀리더라도 그렇게 일을 하였다.
설령 나 역시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정말 이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때는 솔직하게 그들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이 일을 Vice president가 요청을 하였는데 솔직히 나도 100%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XX와 같은 이유로 이 DATA가 그의 의사결정에 급하게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급한 상황이라 요청하는 것으로 판단되니, 이해를 바란다고.
생각해보면 한국 사회에서는 업무를 지시받을 때에 이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와 안내, 그리고 일을 받는 사람이 그것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합의하였는지에 너무도 무관심하다. 눈치껏 상사의 마음에 들게 만들어 오면 훌륭한 직원이고, 상사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성과가 떨어지는 직원이다. 사실 이건 상사의 잘못이다. 본인이 정확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그러한 의도와 목적이 상대방에게 이해되고 합의가 되면 훨씬 짧은 시간 내에 훌륭한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 낼 수 있다.
ⓑ 상대방의 업무와 업무 스케줄을 존중하라.
그리고 절대 그 날 급하게 마무리해야 할 일은, 최대한 미리 직원분들에게 요청을 하였다. 그리고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생각을 하고, 짧은 시간 내 정말 그게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만 요청을 하였다. 그리고 직원들의 업무 스케줄을 감안했을 때 오늘 100% 수행할 수 없는 일이라면, 내일 오전까지 혹은 오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함께 협의하여, 주어진 시간 내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그 혼자가 아닌 매니저인 내가 함께 낼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은 지시가 익숙한 문화이다. 상하관계가 확실한 문화이다. 수평적인 문화와 평등한 조직체계를 만들어 나간다고 모든 기업들이 외치고 있지만, 사실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나는 한국의 직장/조직문화가 한꺼번에 바뀔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 20대부터 60대까지 약 40년의 세대적/문화적 차이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그랬던가. 형이 형 대접을 받고 싶으면 형다워야 한다고. 형이 항상 동생보다 모든 걸 잘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동생을 존중하기만 하면 된다. 그럼 동생은 형을 형으로 따른다.
내가 직급이 높다고, 내가 아는 것이 많다고 상대방의 업무와 업무 스케줄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방에게 지시와 요청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상대방의 업무와 스케줄을 존중하고, 나의 일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최적의 스케줄을 찾아보자. 최고의 퍼포먼스는 조직에서 혼자 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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