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계속되는 신메뉴

by WineofMuse

핵심은 사실 볶음밥이었다.

볶음요리가 사실 매장의 핵심이 되리라 생각했으나 이는 나만의 오산이었다.

처형이 합류하고 처음으로 볶음밥을 가지고 대판 다투게 되었다.

나는 볶음밥을 못하는 처형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생전 요리를 진지하게 해 본 적이 없었던 처형은 볶음밥을 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훗날 해보니 나 역시 볶음밥은 해서는 안 되는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일반 레스토랑 등에서 볶음밥을 왜 그렇게 비싸게 파는지 이해가 되었다.

볶음밥으로 성공한 프랜차이즈가 없는 것만 봐도 이는 자명한 일일 것이다.

볶음밥 하나를 하려면 최소 5분에서 8분 사이를 주방 핵심인력 하나가 팬을 붙잡고 볶고 있어야 한다.


잠깐이지만 우리 집 파인애플 볶음밥에 꽂힌 손님이 계셨다.

자주 주문해 주셔서 감사하긴 했지만 파인애플 볶음밥 8개는 좀 심했다.

8개를 30분 동안 팬 3개를 깔아 두고 볶고 있어야 했다.

손목은 가출하기 일보직전이고 주방은 마비가 되었다.

볶음밥은 하면서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눈물을 머금고 모든 볶음밥 메뉴를 내리고 덮밥류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 소불고기 덮밥

- 치킨가라아게 덮밥

- 새우튀김 덮밥

- 돈가스 덮밥

고만고만한 덮밥은 비싸게 팔 수도 없었다.


작은 팬에 버터에 양파 볶다가 쯔유 한 국자 넣고 끓어오르면 계란 부어서 휘휘 저은 후 밥 위에 얹고

고명 올리면 되는 형식이었다.

고명만 다르게 새우, 돈가스, 치킨가라아게가 올라감 따름이었다.

계란 휘휘 올리는 부분에서도 싸웠다.

처형과 와이프가 살던 처갓집에서는 바짝 익히지 않은 음식을 안 좋아하는 편이었다.

나는 몽글몽글 익은 듯 안 익은 듯 부드럽게 계란을 풀어내길 원했다.

끝끝내 처형이나 와이프는 덮밥 위에 오르는 계란을 바짝 익혀 내보냈다.

우리는 그렇게 아주 작고도 사소한 곳에서 돈을 버는 방법보다

어떻게 하면 더 치열하게 싸울 것인지 연구하는 사람들처럼

아슬아슬한 동업관계를 이어나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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