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파사나 명상 센터 체험기 13
#사족2, 명상의 인연
일본에 사는 나는 지난 여름 한국 출장 중에 주말을 맞이 했다. 주말에 한국에 있으면 할 일이 없어 무작정 걷고는 하였는 데 이번에는 무언가 새롭고 유익한 일이 없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언젠가 해 보겠다고 벼르고 있던 템플스테이를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다. 템플스테이를 소개해 주는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전국의 절에서 열리는 수백개의 템플스테이 일정을 볼 수 있다. 어느 절에서 템플스테이를 처음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우리 나라의 거의 모든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있는 듯하다.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진행되고 서울 혹은 그 인근에서 열리는 템플스테이를 검색하니 이 또한 수십개 이상의 코스가 검색되었다. 그 중 나에게 딱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곳이 한 곳 눈에 들어 왔는데, 조계사에서 설립한 국제선센터라는 곳이었다. 오래 전부터 명상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던 나는 양천구에 자리한 ‘국제선센터’의 템플스테이에 참가 했다.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1박2일이라지만 실은 반나절에 불과한 템플스테이 기간은 명상을 제대로 경험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을 뿐 아니라 참가한 사람들이 모두 명상에 대하여 깊이 공부를 하고 싶어 찾아 온 사람들은 아니어서 일정 중의 명상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체험, ‘맛보기’ 수준에 머물렀다. 여전히 명상에 대한 갈증을 느낀 나는 지도 스님인 보문 스님에게 명상을 제대로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고 스님은 나에게 ‘담마(dhamma)센터’라는 곳을 알려주었다. 담마센터는 전북 진안에 있는 위파사나 명상 센터의 한국 지부였다. 한국에서의 코스 일정이 나의 스케줄과 맞지 않은 탓에 나는 출장서 돌아오는 길에 일본 치바에 들러 그곳에 있는 센터에서 열흘 간의 명상 코스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스님은 명상을 배우는 것은 인연이 있어야 하는 일이라 하였는 데 나는 이렇게 명상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