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파사나 명상 센터 체험기 12
나는 이 명상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무엇을 얻었을까. 나는 명상을 통하여 새로운 사람이 되었을까. 더 나은 인격이 되었을까. 나는 더이상 화를 내거나 성질의 불길에 휩싸여 미친 짓을 하지 않게 되었을까. 나의 내면의 고통을 치유되었을까.
어느 날 정오, 오고세 선생과의 일대일 면담 시간에 선생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감각에 집중하여 명상을하고 있는 동안 내면이 점점 정화됩니다. (지금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밖으로 나가 일상 생활을 할 때 주변 사람들이 당신의 바뀐 모습을 보며 '어떻게 된거야, 무슨 일이 있었어? ' 하며 놀라게 될 것입니다.” 선생의 말대로 일상 중의 나의 행동이, 여러 상황에 대한 나의 반응이 바뀌었는지 아직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센터에서 돌아와 오늘까지 닷새가 지났다. 그 동안 누군가에게 화를 내어본 적은 없다. 사실 화가 날만한 일도 없었고 조금 마음에 거슬리는 일도 막 명상을 하고 돌아온 터라 화를 내지 않으려 노력한 면도 분명히 있다. 닷새란 어떤 변화를 확인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내가 이번 명상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 아직까지 확신할 수 있는 가장 확연한 변화는 아마도 그 동안 못 먹던 ‘오이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가 얼마나 바뀌었는가와 상관 없이 누군가가 내가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어 가장 큰 소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명상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침과 저녁 한 시간씩 명상을 하는 것은 여전히 실천하지 못하고 있지만 명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배웠고 명상을 계속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 명상이라는 하나의 새로운 습관을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