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호 Oct 09. 2023

영화의 첫 장면이 장르를 규정하지는 않는다.

당신이 우여곡절을 통해 혹은 어떠한 계기로 사업의 아이템을 정하게 되었다면 혹시 그것이 꼭 당신이 원하던 것이 아니거나 당장 마음에 100%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랜 시간 고민하여 결정된 아이템이라 하여도 그것이 항상 최선의 결정일 수도 없고 최종의 결정도 아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였다면 이미 절반의 시작이다.


어떤 일을 시작하든 그 시작과 종착점은 다르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사업이 첫 아이템과 성공을 이룬 아이템이 전혀 다르며 오히려 첫 번째 아이템으로 성공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소위 '통로현상'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무엇으로 시작할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선 첫 아이템을 무엇으로 시작하든 꼭 그것이 나의 마음에 최고의 아이템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저 시작하는 한 단계이며 다음 아이템이나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매개체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마치 마지막 아이템이며 유일한 아이템처럼 진지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 성패와 상관없이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성패와 상관없이 모든 경험을 미화하는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성공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치는 모든 장애물들은 성공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작고 큰 장애들, 실패들, 성공들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그동안 자신에게 형성되어 온 성격과 행동패턴에 달려있다. 나는 우리의 성격의 상당 부분은 아주 어린 시절에 형성되고 성장의 환경과 경험에 따라 개성을 가지고 발현되지만 이마저 어느 정도 나이가 넘어서면 고정되어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같은 사건을 마주해도 각자의 성격에 따라 그 반응이 달라지고 이 반응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성격이 곧 팔자다.

성격은 성패를 결정하는 아주 큰 요인이다. 인내력이 뛰어난 성격은 일반적으로 성공과 성취를 이루기 쉬운 성격이라 말할 수 있고 변덕이 심하고 집중력이 약한 성격은 그 반대의 성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결과란 항상 더 높은 확률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업에는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인생사가 그렇다. 사업의 성패은 결국 운에 달려 있는 것인가?

사람들은 운칠기삼을 말한다. 일의 성패에 운이 7할 재주가 3할이란 말이다. 운이란 좋은 일, 나쁜 일을 떠나 그 자체로 예상하지 못했던,  동시에 바꿀 수 없는 변수를 뜻한다. 외부적으로는 예기치 않은 기회와 사건이 운이 한다면 타고난 혹은 형성된 성격 또한 자신이 바꾸지 못하는, 불가항력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운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성격을 운 안에 포함시키고 나니 7할이란 과반을 압도하는 비율이 이해가 간다. 아니 오히려 운을 넘어 인간의 노력과 대응으로 태세를 바꿀 수 있는 부분이 3할이나 남아있다는 것이 놀랍다. 7할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어쨌든 3할이 남아있는 것이다. 바꾸지 못하는 7할을 탓하지 말고 내 앞에 놓인 나머지 3할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추기 : 최근에 <열 배의 법칙>의 저자인 그랜트 카돈의 신간 <집착의 법칙>을 읽으며 연관된 주제의 책인 엔젤라 더크워스의 <그릿(Grit)>을 다시 읽었다. 이 책의 부제는 'IQ, 재능, 환결을 뛰어넘는 열정적인 끈기의 힘'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남겨진 3할 중에 끈기는 승패를 가르는 두드러진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이전 04화 그래서 무엇을 하려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