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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을가다 Jun 11. 2016

내 마음속의 붉은 노을 부다페스트

남자들이 좋아하는 도시, 콘서트, 열정

헝가리는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나라고 그리 유명하지 않은 관광지입니다. 하지만 나는 왠지 모를 이끌림으로 

부다페스트 행 열차 티켓을 구매하였고 그곳으로 향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도시는 프라하이며 남자들이 좋아하는 도시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비록 아무것도 모르지만 너무나 가고 싶었고 그냥 발길이 닿는 여기 이 도시로 향하였습니다. 

처음 기차역을 도착하여 거리로 나왔을 때 투박하고 거친 명화 속의 건물과 사람들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하고 너무나 조용하였습니다. 숙소를 예약하지 않아서 인포메이션센터를 찾아 시내 가까운 곳 호스텔 예약을 하였고 현지 화폐는 시내에서 환전 하는 것이 좋다는 정보도 듣게 되었습니다.  숙소에서 오늘은 어디를 갈 것인지 지도를 보며 정하고 있었는데 그 때 옆의 일본인이 눈에 들어왔고 그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서커스를 보러 간다는 그의 말에 놀랍고 재밌기도 하였습니다. 호기심에 같이 동행을 하여 보고 싶었지만 제가 가야 할 행선지가 다르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저는 밤을 꽃피운다는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머릿속에 그리며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도나우강을 가로지르는 부다페스트는 구시가의 부다와 신시가의 페스트 지구로 나누어집니다. 부다 지구의 왕궁 언덕을 오르면 다뉴브강과 페스트 지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왕국 언덕)


다뉴브 강가의 페스트 지구에 우뚝 솟아 있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건물 국회의사당 100여 년 전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건축물 27개의 문과 밖의 벽에는 88개의 헝가리 왕과 유명인들의 조각상이 있다.

  

국회의사당 (보수공사로 인해 조명이 꺼져 있어서 아쉬웠지만 웅장하고 우아한 모습의 자태는 인상적이었다)


왕국 언덕 맞은편 페스트 지구에서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이름 모를 어떤 가수의 공연과 해질 무렵의 붉게 타오르던 하늘과 사람들의 열기에 심취해 버렸습니다. 



최초로 도나우 강에 건설되었다는 시체니 다리 저는 밤늦게 이곳을 찾았습니다. 주위는 조용하였고 조명은 잔잔 하였지만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춤추는 듯한 느낌의 빛과 누군가를 유혹할 것 같은 붉은 조명이 매우 강렬하였습니다. 

시체니 다리 


다리 옆을 지나는 저를 멈추게 만들어버린 한 노인의 바이올린 연주 밤늦은 시간 그의 1인 콘서트를 관람하며 알 수 없는 잔잔한 감동을 받고 그에게 1000 포린트(헝가리 화폐)를 선물하였고 잠시 그가 바이올린을 빌려주었고 저는 집시처럼 여행을 다니며 연주하는 모습을 한 컷 담을 수 있었습니다. 


 

시체니 다리 옆 연주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국경을 넘던 기차에서 여권에 스탬프를 찍어주며 나에게 일본어 사요나라(안녕히 가세요) 외쳤던 사람 그리고 클럽에서 낯선 저에게 말을 걸며 유혹하려던 아가씨 그리고 체코 여행 중 만난 한국인 여행객을 이곳에서 지나치다 다시 만나 인사하던 그날은 잊을 수가 없는 여행의 재미였습니다. 저에게 기억되는 부다페스트는 불타오르던 하늘과 붉은 조명 그리고 밤이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만약 지금 다시 그곳을 찾아 여행을 하면 다른 또 하나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겠지만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2007년 가을 어느 날의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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