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연필/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 그림책을 좋아한다.
- 누군가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읽고 싶다.
- 내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 생각을 깊이 있게 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
그림책 생각 수업에 온 걸 환영해. 생각 수업에서는 앞으로 너희들의 삶에 가장 든든한 친구가 되어줄 '생각'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그림책을 함께 보고 읽으면서 ‘생각’이라는 친구와 친해지는 방법을 배워보려고 해. 오늘은 생각 수업 첫 시간이니 그림책을 통한 생각여행을 잘 경험하기 위한 4가지 초점을 소개할게. 이 4개의 초점은 동서남북 네 방위처럼 지금 현재 생각이 어디쯤에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생각 나침반이 되어줄 거야.
자. 그럼 함께 읽어볼까?
하나. '깊이' 생각하고 '함께' 생각합니다.
대충대충, 건성건성이 아니라 진지하게 한번 더 생각해보는 거야. 우리는 수업을 들으면서도 생각을 하지 않을 때가 많아. 공부를 한다고 하면서도 생각을 하지 않을 때가 있어. 이게 무슨 말이냐고? 생각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나 새로운 개념을 접하게 되는 일시적 사건이 아니란다. 기억을 떠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억이나 개념 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반복적인 과정'을 의미해. 생각은 반드시 반복하는 작용을 거칠 때 '생각답다'라고 할 수 있어.
'깊이'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의 표면을 한번 밟아보는 겉핥기에 그치지 않고, 다시 한번 자신만의 생각 연장을 들고 생각의 땅을 파고 들어가는 능동적 과정이야. 이렇게 능동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잘 나타내는 형용사가 있어. 바로 '깊이'와 '함께’야. 먼저 '깊이'생각하기는 반복이야. 여러 번, 거듭하면서 처음 만난 생각의 씨앗에 물을 주지. 한번 생각한 생각을 다시 생각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반대로 생각하고 더 크게 생각하고 더 자세히 생각하고 이렇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거야. 이 과정을 통해 생각의 씨앗이 뿌리를 뻗게 도와주지. 그래서 생각 수업이 계속되는 동안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건넬 거야. 너희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서 자신의 깊이 있는 생각을 만나기를 원하니까.
'함께'생각하기는 연결이야.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과의 연결, 그림책이라는 텍스트와 나와의 연결, 내 생각과 다른 사람과의 생각과의 연결, 내 안의 여러 가지 생각들과의 연결, 이러한 연결을 통해 생각의 폭이 넓어지지. 함께 생각하기는 생각의 넓이를 키우는 일이야. 그림책 생각 수업을 하면서 '깊이'생각하고 '함께'생각하는 연습을 해보자. 우리들의 생각의 나무를 키워 보는 거야.
둘. 귀 기울여 듣습니다.
두 번째 초점은 듣기 태도야. 듣는 것만으로도 배움이 일어나. 그림책 생각 수업을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질문을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질문을 만나면서 생각을 표현할 기회가 생기겠지. 그런데 어떤 때는 생각이 나지 않거나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을 수 있어. 그럴 때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배움이 일어나거든. 다른 사람의 이야기 속에 담긴 새로운 생각, 꼭 내가 하고 싶었던 것 같은 공감되는 생각들을 만나게 될지도 몰라. 또는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가지 못했던 길을 다른 사람의 생각이 장대가 되어 더 놀라운 생각 높이뛰기를 하게 될지도 몰라. 그러니 귀 기울여 들어봐. 기억하렴. 듣는 거만으로도 배움이 일어난다는 걸. 참참참! 이 태도는 말하기 태도보다 우선이야! 앞으로 생각 말하기를 많이 하게 될 텐데 말하는 게 어색하고 낯설고 부끄러운 사람이 있다면 귀 기울여 들어주는 태도는 용기를 주는 응원이 되거든. 우리 서로가 자신의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귀 기울여 주자.
셋. 진솔하게 말합니다.
세 번째 초점은 말하기 태도야. 멋지게 말하려고 하거나 잘 말하려는 게 아니라, 귀 기울여 듣고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올라오는 생각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면 좋겠어. '잘'만 빼고 나면 긴장이 한결 줄어들게 돼. 그러면 좀 더 가볍고 자유롭게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될 거야. 어떤 때는 말을 하다 매듭짓지 못하고 끝내게 될 때도 있어. 또 어떤 때는 생각을 표현했는데 말하다 보니 다른 생각이 떠올라 생각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어. 그러니 잘 말해야 한다는 부담, 완성된 생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압력들을 내려놓아 봐. 그리고 지금 할 수 있는 만큼의 생각을 진솔하게 말하다 보면, 내 안에 이런 생각이 있었구나! 발견하게 될 거야. 머릿속에만 있던 뿌연 생각들이 말로 표현되었을 때 어떤 색깔로 변하는지 한번 경험해보렴. 표현할수록 즐거움을 느끼게 될 거야.
넷. 소중하게 적습니다.
마지막 초점은 쓰기 태도야. 생각 수업이 끝나고 나면 간단하게 오늘 했던 생각들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질 거야. 수업을 통해 만난 오늘 너의 생각은 '씨앗'이자 열매와도 같아. 수업이 시작될 때는 작은 씨앗 같았던 하나의 생각이 책을 만나고 친구들의 생각을 만나고, 선생님의 질문을 만나면서 하나의 수업 안에서 열매가 되어 있을 수도 있어. 그렇지만 오늘이 끝이 아니야.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생각은 다시 씨앗이 되어 자신만의 의견, 관점을 키워갈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이 될 거야. 언젠가는 이 씨앗이 너희들의 미래에 놀랄 만큼 큰 나무로 자라게 될지도 몰라. 그러니 남겨두렴. 잊지 않도록 오늘 나눈 생각들을 소중히 기록으로 간직하는 거야. 그래서 준비한 선물이 있어.
바로 생각 연필이야.
생각 연필에 적힌 문장을 읽어볼래?
생각은 씨앗이자 열매입니다.
-생각 연필-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생각을 적을 때마다 이 연필을 사용해봐. 그리고 이 생각 연필이 닳고 닳아 작아질 때까지 계속 써봐. 연필이 짧아질수록 너희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깊이 생각하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연필은 짧아지고 생각은 깊고 넓어지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생각 연필'이라는 그림책을 소개할까 해. 생각 연필을 쓴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들은 '생각 그림책'이라고도 할 수 있어. 아마도 이번 책을 통해 누군가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들을 모두 찾아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작가의 또 다른 그림책을 우리는 다음 생각 수업시간에 한 번 더 만나게 될 거니까 기대하렴.
자, 그럼. 오늘 만날 그림책의 표지를 보렴.
무지개 빛깔의 사랑스러운 연필이 있지. 이 무지갯빛 연필은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한단다. 작은 연필이 커다란 궁전이 되기도 하고 마법사 아저씨의 모자와 수염이 되어 마법을 부리기도 해.
흰 종이를 앞에 두고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를 기다려요.
좋은 생각은 하늘 높이 구름 사이에서 헤매고 있을까요?
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그림책은 표지에 있던 생각 연필이 다양하게 모습을 바꾸면서 생각이 어떻게 떠오르는지에 대한 통찰을 귀엽고도 톡톡 튀는 이미지로 우리에게 보여준단다. 이렇게 생각 연필이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돼.
첫 번째는 우리가 하얀 종이 한 장과 연필 하나를 들고 책상 앞에 앉아있을 때조차 우리의 생각은 책상 앞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야. 아주 오래된 과거로 다시 돌아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래로 날아가 즐거운 상상을 펼칠 수도 있지. 생각이 머무는 공간과 시간은 책상 앞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온 세상으로 순식간에 확장될 수 있는 거야. 놀랍지 않니? 생각 연필 안에 담긴 세상이 말이야. 생각의 자유에는 한계가 없단다.
두 번째로 알 수 있는 건 언제나 보이지 않는 생각 연필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거야. 심지어 우리가 책상 앞에서 연필을 들고 생각을 발견하고 적어 내려가는 순간조차도 말이야. 그림책에서 생각 연필이 지도와 돛단배가 되고 해맑게 웃으며 놀고 있는 아이의 몸과 공의 한 무늬로 변하듯이 생각한다는 것은 책상 앞에 앉아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는 순간만을 말하는 게 아니야. 우리가 진짜 여행을 떠나 새로운 경험을 할 때도 놀거나 뭔가를 몸으로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을 때도, 쉬고 낮잠을 자면서 휴식의 시간을 보낼 때조차도 너희들의 머릿속 생각 연필은 다양한 방법으로 움직이고 있단다. '느끼면서 생각하고', '이미지로 생각하고' 이렇게 책상 앞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 모든 경험에서 다양하게 움직이고 있는 생각의 방법들을 생각 수업을 통해 배워볼까 해. 어때 궁금하니? 기대되니? 선생님은 무척 설렌다. 너희들의 생각을 만날 생각에 말이야. 우리가 오늘 얼마나 '생각'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지를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그런데 말이야. 이렇게 다양하게 움직이는 생각 중에 '좋은 생각'은 무엇일까?'그 생각, 참 좋다!'라고 말해 본 경험이 있니? 뭔가를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떠오른 재미있는 아이디어, 골똘히 생각해도 잘 풀리지 않던 수학 문제가 다음 날 아침 어떻게 풀 수 있을지 떠오른 기가 막힌 해결방법, 가슴을 뛰게 하는 설레는 버킷리스트, 힘들었던 경험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배운 깨달음, 소중히 간직하고 키워가고 싶은 보물 같은 꿈, 선생님이 생각하는 '좋은 생각'은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고, 생각을 자유롭게 해 주고, 삶을 가슴 뛰게 만들어주는 생각이야. 너에게 좋은 생각은 어떤 생각이니?
선생님은 말씀하세요.
생각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고요.
마음을 다해 열심히 찾으면요.
그래도 나는 생각이 자기 맘대로 찾아온다는 걸 알고 있어요.
자기가 오고 싶은 방법으로요.
어디서 그런 생각이 왔는지 알 수는 없어요.
마침내 내게 온 생각을 잡으면
몰래 빠져나가지 않도록 잘 챙겨야 해요.
'좋은 생각'이 어디서 오든 중요한 건 이것을 꼭 붙잡아야 한다는 거야. 필요한 건 종이 한 장과 연필 하나면 충분해. 생각 연필로 하얀 종이 위에 사각사각 남겨두는 거야. 자. 그러니 오늘부터 생각 연필을 필통 속에 넣고 다녀보렴. 언제, 어디서든 마음대로 찾아오는 '좋은 생각'들을 빠져나가지 않게 꼭 붙잡아보는 거야. 움직이는 생각 연필에서 나오는 소중한 생각 씨앗들을 발견하는 순간, 종이 위에 기록하는 거지. 이 기록들이 모인 '노트'는 자기만의 생각 보물이 담긴 보물 노트가 될 거야. 언제든 다시 꺼내어 읽어봐도 좋아. 또 다른 생각들이 가지를 뻗어가며 생각의 씨앗이 나무로 쑥쑥 자랄 수 있도록. 관심이라는 물을 부어주렴. '좋은 생각'은 처음부터 나무처럼 오는 게 아니란다. 대게는 씨앗처럼 오지. 그러니 찾는 순간 잘 심어서 키워가야 해.
수업이 끝나고 나면 집에 돌아가서 생각해 볼만한 질문들과 해볼 만한 활동들을 몇 가지 적어두었단다. 각자 이 물음들 중 몇 가지를 선택해서 생각해 봐도 좋고, 한 가지만 골똘히 생각해 봐도 좋아. 아니면 활동을 한 가지 해봐도 좋고. 그리고 질문에 대해 생각한 것, 또는 활동을 해보고 느낀 점 들은 모두 생각의 씨앗이자 열매이니 모두 소중히 적어두도록 하렴. 자, 그럼 저마다 새로 생긴 친구 '생각 연필'과의 첫 일주일을 잘 보내고 다시 만나자.
-좋은 생각이란 무엇일까?
-좋은 생각은 어떻게 올까?
-좋은 생각을 붙잡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 있을까?
-생각 필통 만들기
: 필통 안에 나의 생각이 자라도록 돕는 생각의 도구들을 찾아 넣어보기
예) 생각 연필, 생각 지우개, 생각 포스트잇, 생각 책갈피
-생각 연필 도해 그리기
: <생각 연필> 동화책처럼 연필의 이미지를 ‘좋은 생각은 어떻게 올까요’, ‘좋은 생각을 붙잡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자기만의 대답을 그림으로 표현해보기
-나의 생각 수첩 만들기
: 어디서 배우거나 읽은 문장이 아니라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좋은 생각을 언제 어디서나 작을 수 있는 작은 생각 수첩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