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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민 Oct 28. 2020

너무 과한 감정이입

무엇인가에 과한 감정이입을 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살다 살다 개미한테까지 감정이입을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얼마 전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 집에서 나태한 하루를 보내다 나간 적이 있었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버스정류장에서 이북리더기로 책을 읽으며 친구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내 발밑으로 작은 무엇인가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 무심코 바닥을 내려다보니

개미 한 마리가 먹이를 옮기고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낙엽이 굴러가는 줄 알았는데 움직이는 모양새가 일정해 자세히 보니 정말 작은 개미가 자기 몸보다 큰 죽은 나방을 옮기고 있었다.


 사실 개미가 먹이를 옮기는 모습은 아주 어렸을 적 놀이터에서 놀 때 두어 번 본 기억이 난다.

그때 이후로 이런 장면을 본 건 처음이라 홀린 듯 한참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개미는 등에 짊어진 나방이 무거울 텐데도 꽤나 빠른 속도로 삐뚤빼뚤 앞으로 나아갔다.

보다 보니 짠한 마음이 들어 주변 개미들을 불러주거나, 나방을 들어 집까지 옮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과 함께 이렇게 작은 생명체도 열심히 일을 하면서 자기 몫을 다하는데 오늘 하루 종일 나태하게 뒹굴거리던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동시에 나도 더 열심히 내 몫을 다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보다 보니 시간은 꽤 흘러있었고 친구가 도착해서 그 개미가 어디로 갔는지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그 개미는 무거운 먹이를 짊어지고 무사히 집으로 도착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너무 사소한 것에 과하게 감정이입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개미가 나에게 준 교훈과 행동은 꽤나 크게 다가왔다.


개미에게서 삶의 동기부여를 받을 줄이야...


 오늘 우연히 본 개미 덕분에 잠시 놀이터에서 곤충을 관찰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감정이 들었다.

개미를 통해 동심을 느끼고 삶의 동기부여를 얻는다니 참 희한한 일이다.

예전에 어른이 되면 어릴 때에 비해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가 주변 것들에 대해 호기심과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개미였지만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개미를 보니 소소한 배움 하나를 공짜로 얻을 수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웃기고, 과하다 생각이 들지 몰라도

사소한 것에 과하게 몰입하여 무엇인가를 느끼고 배울 수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과한 감정이입을 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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