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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민 Oct 27. 2020

태양 아래 사는 사람들

오늘 하루 태양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외출을 하기 위해 일어나 무심코 창문 밖을 보았는데 정말 엄청 큰 동그라미가 하늘 위에 떠 있었다.

평소 화려하게 빛나는 태양을 완벽하게 눈을 뜬 상태에서 본 적이 없었기에 순간적으로

'오늘 슈퍼문이 뜨는 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 같게도 달로 잠시 착각을 한 것이다.

정신을 차려 태양임을 깨우친 나는 한참 동안 태양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카메라에는 다 담기지 않았지만 정말 빨갛고, 큰 동그라미 형태의 태양을 바라보고 있으니 소소한 행복을 느낌과 동시에 신기하기도 하고, 태양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웅장함이 느껴졌다.

점점 태양은 달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 듯 예쁘고 은은한 노을을 그리며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사라져 가는 태양을 계속 카메라에 담으면서 자연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카메라는 없음을 다시금 느꼈다.


 좋은 것을 보면 공유하고 싶어 하는 성격이라 지인도 이렇게 큰 태양을 봤겠지? 하며

아는 지인한테 찍은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지인에게서 돌아온 답은 나에게 꽤나 깊은 인상을 주었다.


"해를 못 보고 하루가 지나갔는데~"


 집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나와 달리 지인은 밖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 커다란 태양을 봤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해를 보지 못한 채 하루를 보냈다니 정말 의외의 대답이 아닐 수가 없었다.

동시에 해를 보지 못한 지인에게 좋은 선물을 준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지인의 답을 받고 주변에 다른 지인들에게도 물어보니 대부분 하루를 보낼 때 일에 치이고, 다른 바쁜 일을 하느라 하늘이나 태양이 내뿜는 햇볕조차 받지 못하는 나날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곰곰이 내가 밖에서 일했을 때를 생각해보니 정말 나를 포함한 요즘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너무나도 치열한 삶을 살고 있기에 태양 아래 살지만 태양을 보지 못한 채 하루를 끝내는 일이 많은 것 같다. 또 늘 우리의 곁에 있어 평소에 무심코 사소하게 생각한 태양마저 여유와 시간을 가져야지만 볼 수 있었던 것인가? 하는 조금은 슬픈 물음이 생겼다.


 계속 생각한 끝에 내린 슬픈 물음의 답은 "뭐, 여유 있는 사람이 챙겨주는 것도 좋지."였다.

개인적으로 사람은 사회에서 서로서로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태양 보기, 하늘 보기와 같이 사소한 것도 여유와 시간이 필요한 사람만이 볼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면 나처럼 상대적으로 여유 있고 시간 있는 사람들이 주변 지인들에게 여유에서 나오는 소소한 행복을 나누어 주는 것이 어떨까? 사진을 찍어 보내 주거나, 글을 공유해서 보여주거나 방법은 많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소소하게 공유한 자신의 여유가 지인들의 지친 삶에 작은 선물이 될 수 있음을 직접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다.


다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제가 먼저 저의 여유를 선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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