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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민 Oct 31. 2020

어쩌면 긴 시간 끝에 나온 선택들

선택을 앞두고 조급해하는 분들에게

 난 원래 타인과의 싸움이 잦은 사람이 아니고, 옳지 못한 건 꼭 말해야 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인 줄 알았다. 또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꿔왔기에 원래 작가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우연히 책장 구석에 모여있는 초등학교 때부터 쓴 일기장들을 발견해 찬찬히 읽어보니 난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3-5학년 때 써진 일기장에는 매번 친구들과 다툰 이야기가 적혀있었고,

중학교 때는 옳지 못한 일을 겪고도 억울한 부분을 말하지 못해 속앓이 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또 코디네이터, 보석감정사, 아역배우, 작가 등등 다양한 꿈을 가진 기록과 함께 글쓰기 상장과 글쓰기로 칭찬받은 내용이 일기장에 가득 적혀있었다.

 나는 원래 ~한 사람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많은 시간을 보내며 경험을 쌓아갔고,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지금의 선택을 했던 것이었다. 친구들과의 잦은 다툼을 통해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고 사는 방법을 배웠던 것이고, 중학교 때는 억울한 일을 당해놓고도 당당하게 말을 못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말을 하는 사람이 되기로 선택한 것이었다. 또 다양하게 가졌던 꿈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칭찬받았던 경험들이 쌓이며 작가라는 꿈을 선택하게 되었다. 어릴 때의 일기장을 보면서 어쩌면 지금 가진 나의 모습과 꿈들은 그동안 지나왔던 긴 시간 속해서 했던 선택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의 고민상담을 하다 보면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쉽게 선택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선택을 믿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만약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어 후회하거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시간이 낭비될까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기록을 할 수 있는 존재이며, 기록되는 경험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중요한 순간뿐만 아니라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하다 못해 라면을 먹을 때도 국물라면을 먹을까 비빔라면을 먹을까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의 선택이든 다 겪어 온 시간 속에 축적해 놓은 정보들을 통해 선택을 하게 되기에

우리는 조금 더 스스로를 믿고 당당하게 선택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선택의 결과가 어떠하든 좋은 결과면 과거의 실수를 통해 남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 선택일 것이고,

좋지 않은 결과는 내 시간 속에 깨달음이라는 정보를 남겨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그러니 조금 더 당당하게 선택의 버튼을 누르자!

뭐가   좋은 선택이라는건  시간 속에서 존재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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