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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언화가 Mar 19. 2024

어쩌다 화가쌤이 되었습니다

교실 속 화실

어쩌다 화가가 되었습니다☺️

.

학교 수업이 끝나기 전,

1학년 교실이 조용해진다.

두근두근 뽑기가 시작되면

아이들 모두 긴장 모드에 진입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번호가 뽑힌 아이는 당당하게

교실 앞으로 걸어 나와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세상 당당한 미소를

짓는다.


그럼 화가쌤인 나는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다.


지나가는 한 마디로 시작된

1학년 교실의 캐리커쳐 화실은

아이들의 환호성으로 마무리된다.


"선탱님, 왜 ♡이는 눈에 뭐 콕 찍어줬어요?"

눈이 큰 아이의 눈동자에 젤펜을 찍어준 걸 말하는 거다. 관찰력이 대단한 아이들이다.


"음...♡이는 7번째로 그렸잖아. 기다린 만큼 뭔가를  해줘야지!"

"아하! 그럼 저는 가장 마지막에 뽑혔으면 좋겠어요! 그럼 선생님이 엄청 많이 이것저것 해줄 거잖아요!"

"그렇지......"

이렇게 오늘도 그림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가 덧대졌다.


시작은 소소했지만, 그릴수록 아이들의 응원에 힘을 얻고 더 잘 그려주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우리 반 다 그리면 그때는 뭐 그려요?"

"그때는 얼굴 그렸던 걸로 다시 예쁘게 그려서 반티 만들어 줄 거야!"

"우와! 제 얼굴이 여기에 그려져요?"

"그럼!"


말을 내뱉었고, 우리 반 아이들은 기억력이 좋으니... 반티도 곧 현실화될 것이다.


그래도 세상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 힘듦보다는 힐링이 되는 시간들이다.


어쩌다 화가, 어쩌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게 생긴 1학년 담임의 교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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