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것 같았다. 아, 이제는 정말 그림을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이해했으니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모르겠는 순간이 찾아왔다. 알 것 같았던 확신이 사라지며, 마치 몇 번 와봤기에 잘 안다고 생각했던 골목에서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만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모르겠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하지만 그 순간, 모르겠다는 감정이 공부를 더 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는 걸 깨달았다.
'모르겠다'는 건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그 반복 속에서 조금씩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넓게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림을 그릴 때도 그렇다. 선을 그리고 나서도 '이게 맞는 걸까?'라는 의문이 계속 떠오른다. 하지만 그 의문이야말로 새로운 선을 긋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알 것 같다가도 다시 헤매는 순간이 오고, 그 순간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모르겠다는 건 끝이 아니라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의 모르겠음이 내일의 알겠음을 위한 첫걸음이라 믿기로 했다.
그런데 지금으로는 저 그림의 질감 표현을 정말 모르겠다. 내일 이 길을 미리 걸어간 선생님께 물어볼 수밖에. 길을 잃었을 때 가장 좋은 건 길을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기! 그렇게 내일의 알겠음을 만들어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