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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대장 Oct 26. 2024

광고기획자의 고백

어느 평범한 광고기획자의 고백

언제부턴가 누가 나의 직업을 물어보면, 그냥... “회사원”이라고 답한다. 이 일을 한지도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나는 누군가에게 광고기획자의 일을 설명하려, 업무 범위 넓기 때문에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래서인지 나의 부모님은 아직도 정확하게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사 잘 모르신다. 그래서 설명하기 어렵고, 복잡해서 그냥 “회사원”이라고 말한다. 최근 3년 동안 내가 진행한 업무 카테고리 펴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광고기획자로서의 일을 해왔다. 크게는 TVCF 제작 및 송출에서 부터 바이럴 영상 제작, 디지털마케팅, SNS채널운영, 라이브커머스, 바이럴마케팅, 브랜드어워즈 행사 기획, 온/오프라인 광고집행, 제주 국토대장정 기획/실행 등 프로젝트의 업무적인 나열만으로도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마케팅의 영역이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인지 구분하기 어다.


광고기획자로서의 여정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이 일이 얼마나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화려한 광고의 세계 뒤에는 수많은 고민과 선택들이 숨겨져 있다. 그 과정을 겪으며 깨달은 건, 이 일을 이해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과 사무영역에서 다룰수 있는 최대한의 업무범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일을 하며, 마케팅과 광고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 준비 없이 광고에 뛰어드는 사업가들, 그리고 광고기획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조차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 너무 많이 봐왔다. 이와 반대로 지금은 누구나 마케팅 전문가처럼 몇가지의 성공사례만 가지고도 책을 집필하고, 말하고 강의고 아는 척하기 참 좋은 시대이다. 그래서 조심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의 비즈니스에 이를 미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한 권의 책으로 마케팅의 모든 걸 완벽히 알려 줄 수는 없지만,
조심할 수 있는 가이드북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제는 나조차도 콘텐츠를 보고 광고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특히, 최근 ai, 딥페이크 등 새로운 기술이 생겨나면서 더욱이 그 구분이 어려워졌다. 그 말인 즉,  같은 디지털 전문가도 이제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진짜와 가짜가 구분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란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광고기획자라는 직업은 화려한 프레젠테이션과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일상이 상상될 정도로 흥분되는 일이겠지만, 현실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단단한 벽들을 마주하게 된다. 광고의 영역이라고 하면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와 창의성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광고는 사람을 움직이는 복잡한 예술이자 과학이다. 기획을 오랫동안 하며 생각하게 된 것은 광고는 단순히 소비자를 설득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파악하고 그와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예산, 시장 상황, 소비자의 심리까지 한 번에 고려해야 하는 거대한 퍼즐과도 같다.


■ 마케팅과 광고의 차이를 안다는 것

그동안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과 '광고'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광고와 마케팅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에게 개념을 설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두 개념의 차이를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마케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고, 그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전체적인 과정이고, 광고는 그 마케팅 전략의 한 부분일 뿐이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종종 광고를 마케팅의 모든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돈을 더 투자하면, 광고가 더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돈만으로는 사업적 그리고 마케팅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케팅은 큰 그림을 보는 작업이다. 소비자의 니즈, 시장의 트렌드,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분석해 가면서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고 전략을 수립한다. 광고는 그 과정에서 특정 메시지를 짧고 강렬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마케팅과 광고의 구분을 하지 못한 채, 광고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이건 광고기획자로서 직면하는 수많은 난관 중 하나이다. 사람들에게 광고와 마케팅의 본질적인 차이를 설명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것이 내 설명의 출발점이다.



■ 마케팅을 이해한다는 것

내가 만나온 사업가들 중 상당수는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기 전 마케팅에 대해서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 적어도 내 기준에는 말이다. 처음 창업을 할 때는 누구나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그 포부가 현실로 이어지려면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광고를 의뢰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광고는 단순한 홍보가 아니다. 그것은 브랜드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다. 하지만 많은 사업가들은 광고를 통해 해결하려는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그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진다. 그리고 더 많은 채널에 노출되면 그게 좋다고 생각한다. 광고의 플랜을 짜기 위해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할 때, 나는 그들에게 첫 질문으로 "이 광고를 통해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으신가요?"라고 묻는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대개 명확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의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저 '인지도 상승', '매출 증가' 같은 추상적인 목표만 가지고 광고를 진행하려고 한다. 나는 그 점이 매우 쉽고 안타까웠다. 물론, 잘하는 광고대행사를 선택해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만, 그것 역시 준비 없이는 쉽지 않은 길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여정 가운데 "광고대행사를 선택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로 했고, 기본적으로 어떻게 마케팅 플랜이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만들어야 하는지를 다루고자 했다.


광고는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채널이 아니다. 추상적이지만, 광고는 그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브랜드가 가진 핵심 가치를 전달하는 매개체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광고를 시작하면, 그 결과는 당연히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으로 성공적인 광고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메시지와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 광고기획자가 하는 일

사람들은 광고기획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른다. 그저 멋진 광고를 기획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작업이 있다. 광고기획자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광고주(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행동을 분석하며, 예산을 조율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하며, 때로는 창의성과 논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매일 수많은 회의와 수정 작업을 거치는데, 그 속에서 광고기획자의 역할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얼마나 타협과 조율을 잘하는지에 따라 만족할만한 결과물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세상에 완벽한 기획이란 없다. 클라이언트의 요구는 늘 변하고, 트렌드와 유행은 빠르게 지나간다. 따라서 기획자의 역할은 끊임없이 적응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때로는 내가 기획하는 방향성이 맞는지에 대한 불안과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이 일을 시작하고 3년 정도 되었을 때,  내가 일을 너무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불현듯 "일을 잘한다는 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모임을 나가거나 사람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질문했다. “일을 잘하는 건 어떤 건가요?” 또는 "일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라고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람마다 그 대답이 달랐다. 어떤 사람은 영업을 잘하는 것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클라이언트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페이퍼 워크라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물 흐르듯 아무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을 잘한다는 것의 정의가 다 달랐다. 내가 내린 결론의 일을 잘한다는 것은 클라이언트에게 내가 한 일(광고)에 대한 효능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광고주(클라이언트)가 비용을 지불하면 마땅히 거기에 대한 만족도를 얻어야 하고, 기획자는 광고주에게 만족도를 제공해야 한다. 이 생각을 갖은 후부터 광고주의 돈이 내 돈이라고 생각하며, 광고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고민을 정말 많이 하게 되었다.


내가 내린 결론의 일을 잘한다는 것은 광고주 (클라이언트)에게
내가 한 일에 대한 효능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광고기획자로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멋진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클라이언트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그 실패를 통해 배워간다. 그렇기에 광고기획자로서 성공하려면 창의력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과 실행력이 필수적이다. 광고기획자로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잘 팔리는 광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브랜드를 진정성 있게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그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해간다.



광고기획자로서의 삶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도전적이다. 우리는 마케팅과 광고의 경계를 넘나들며, 클라이언트와 소비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서로 윈-윈 하는 전략을 펴기 위해서는 광고주 역시 나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너무도 많다. 마케팅과 광고는 책 몇 권으로 아는 척하기 쉬운 영역인 것에 비해 제대로 공부하고 대로 아는게 결코 쉽지 않다. 그리고 나 역시도 마케팅을 다 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도 퇴근하고 나서 책과 온라인을 통해 공부를 지속할 정도로 마케팅은 단편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마케팅을 공부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것처럼 떠드는 사람이 많다. 실로 마케팅을 아는 척하기는 쉽지만, 아는 것을 적용시켜 성공적인 마케팅 기획을 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때로는 실패를 경험하고, 그 실패를 통해 더 나은 해결책을 찾으려 수많은 질문을 되뇐다. 나는 오늘 하루도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지금도 퇴근길 지하철에 앉아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나는 정말 일을 잘하고 있는 걸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도 찾는 중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도 나는 조-금 성장했고 정신승리를 할지언정 이 과정이 나를 더 나은 기획자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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