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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언약식

by 무릎

들꽃 언약식 / 무릎


비가 내리면 더 잘 산대


꽃 두 송이 사이

거미줄이 예물 목걸이처럼 반짝인다

둘은 이제 함께여서

바람의 질문에도

한 번에 고개를 끄덕이고

무당거미가 집을 돌아다닐 때

같은 템포로 두근거릴 수 있다


빗방울 이불마다

맑은 무지개 누워

긴 낮잠 자고

둘은 소곤소곤

약속을 들추며 붉어질 때


자꾸 집을 꿰매는 무당거미

믿음을 미신하며,

미신을 축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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