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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라 Oct 06. 2023

가장 깊게 찔린 기억과 가장 따뜻하게 품었던 말들

잘 지내시죠? 찬바람이 불어서야 겨우, 안부를 묻습니다. 따뜻한 커피가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그동안의 기억들이 애틋한 일기장 같아서 차마 펼쳐보지 못했습니다. 오늘에서야 겨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첫 페이지를 열어봅니다. 첫 페이지를 열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습니다.

가장 깊이 찔렸던 기억과 가장 따뜻하게 품었던 말들이 서로 얽혀 있습니다. 얽히고설킨 감정들이 마치 일기도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고기압과 저기압을 문자로 풀어쓰는 일. 

빗방울의 온도가 계절에 따라 따뜻함과 차가움의 그 어디쯤이라고 알려주는 일.

구름의 양을 셈해보고 바람의 방향을 가늠해 보는 일. 

이 모든 것이 명확하게 과학적인 일지만, 하늘을 벗 삼아 살아가는 낭만적인 시인의 일과 꽤 닮아 있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제가 7년이라는 긴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만들어지는 것들, 겨우 증명하는 것들이 있나 봅니다. 

늘 올해가 가장 덥거나 추웠고 역대급이었다는 수식어를 쓰는 것은 가장 가깝게 체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나고 나면 그저 평범했던 한 해였을텐데, 그때는 왜 이리 아프고 쓰라리던지. 이제는 서서히 잊혀서 뜨겁거나 차갑기보다 온화한 어떤 기억으로 자리를 잡으려나 봅니다.


살다 보니 때를 놓친 것들이 무심코 저를 돌아보게 할 때가 있던데 그게 오늘인가 봅니다. 때를 놓쳐서 아쉽게 전하지 못한 인사를 건네요. 많이 고마웠고 많이 배웠습니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이 지금에서야 깨닫습니다.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날이 춥습니다. 따뜻하게 챙겨 입으시고 건강도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감성 #에세이 #가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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