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래볼러 Oct 27. 2020

아시아 3대 클럽 염탐기

서른이 되기 전에 떠난 내 생애 첫 해외여행 - Episode Ⅳ

싱가포르에서의 먹방 버킷리스트가 칠리크랩이었다면 밤문화 버킷리스트는 클럽이었다. 많은 클럽들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찜꽁해 둔 클럽은 세계 TOP10 안에 랭크된, 한때는 아시아 3대 클럽 수식어까지 붙었던 클럽 주크(Zouk)다. 클락키에서 그리 멀지 않아 가볍게 맥주 한잔하다가 자정쯤 됐을 때 넘어가면 딱이지 싶었다. 완벽한 계획! 하지만 우리의 상태가 완벽하지 못했다.

    

“킁킁, 어우~ 야! 손에서 게 냄새나;;;”

“헐... 옷에도 배였네.”


칠리크랩의 찐~한 향기가 여전히 몸 곳곳에 베여있었다. 명색이 클럽인데 꾸질꾸질하게 하고 갈 수는 없는 법.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 숙소에 들러 다시 꽃단장을 하고 나오기로 했다.     

게 냄새를 샴푸와 화장품 냄새로 바꾸어 놓고 클럽 주크로 향했다. 보통 클럽이면 번화가 한복판에 있는 게 대부분이거늘 택시는 한적한 주택가로 들어갔다. 설마 잘못 알아듣고 다른 데로 온 건 아닌가 싶어 두리번거리며 의심의 촉을 뾰족하게 세우고 있는 찰나, 길가에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였다. 멀리 보랏빛 조명이 희미하게 보이면서 쿵~쿵~, 한껏 비트가 실린 음악도 들려오는 걸로 봐서 제대로 찾은 것 같았다.

아직 피크 시간 전인데도 클럽 앞은 시장통처럼 바글바글했다. 피크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는 건지, 잠깐 바람 쐬러 나온 건지, 아니면 이미 다 놀고 나온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벌써부터 이 정도 열기라면 과연 피크일 때는 어느 정도일지 기대와 설렘이 한껏 부풀었다. 입장료에 포함된 Free 드링크를 마시며 클럽 안을 한 바퀴 빙~ 돌았다. 클럽을 많이 가보지는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클럽과 크게 차이는 없어 보였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트렌디하면서도 리듬 타기 좋은 음악에 사람들이 닭장처럼 끼여 춤추는 모습도 비슷했다. 생각보다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 왜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일본이나 중국 사람들과의 미묘한 차이를. 아마도 다들 같은 곳에서 검색을 했을 테니 같은 소문 듣고 찾아온 게 분명하지 싶었다. 가장 쇼킹했던 점은 자유분방하다 못해, 내 기준에서는 거의 동물의 왕국 수준인 스킨십 문화였다. 한국 클럽에서도 어느 정도 수위의 스킨십은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주크의 클래스는 달랐다.(므흣^^*) 잠시 스쳐 지나가며 봤는데 민망할 정도. 19금이 되어 버릴 것 같아 더 디테일하게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음... 호기심 왕성하던 시절 종종 보았던 야구동영상 바로 아래 단계 수준이라고 할까? 두 남녀도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충격이었다. 아무도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 비록 구석진 기둥이기는 했지만 조명이 있어 결코 어둡지도 않은데... 물론 썸 타겠다고 온 클럽은 아니긴 하지만 우리도 피 끓는 청춘이기에 일말의 기대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높디높은 수위에 놀란 나와 친구는 그저 음악에 취해, 테킬라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구경만 잘 하고 왔다.


“좋은 경험이었다! 우리도 다음에는...(므흣^^*)”     


세계 각국 청춘들로 북적북적했던 클럽 주크 입구

클럽 주크(ZOUK): 현재는 클락키로 이전

이전 01화 눈치보지 말고 1인 1크랩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