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에게 레퍼런스를 주자!
앞 글에서 ChatGPT 말투의 원인 3가지를 짚어봤다.
https://brunch.co.kr/@goheesoo417/42
1. 영어 위주 학습: GPT-3 학습 데이터가 영어 92.6%로 압도적, 한국어는 0.017% 수준 → 기본 언어 감각이 영어 중심이라 자연스러운 한국어에 한계.
2. 피드백 영향 ‘착한 말투’: 사람 피드백 과정에서 공감·긍정 답변이 보상돼 사용자를 달래는 톤으로 기울어짐.
3. 단어·표현 편향: 특정 영어 어휘 선호가 번역투로 이어져 “심층적으로…”, “혁명적인…” 같은 상투적·반복적 표현이 한국어 카피에도 빈번히 나타남.
ChatGPT에게 위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 달라고 해봤다.
ChatGPT가 써준 내용을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걸 다 반영해 달라고 하면 ChatGPT는 앞에 1~2가지만 반영하고 나머지는 무시할 것이다. 지시어가 복잡해질수록 산으로 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카피 한 줄을 위해 카피 원칙을 세워서, 프롬프트로 만들고, 테스트하는 건 너무나 낭비다. 이제 간단하게 프롬프트 한 줄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보겠다.
가장 간단하고 쉬우면서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정 브랜드나, 특정 카피는 그 자체의 톤을 지켜야 할 때가 있다. 특히 브랜드의 경우 일관된 어투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브랜딩이 된다. 대표적으로 SNS계정을 보면 브랜드마다 고유의 카피톤을 유지하는 걸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 학습 앱 스픽의 SNS 게시물을 살펴보자.
존댓말을 기본으로 사용하지만, 너무 격식 차리지 않은 편안한 말투를 지향하고 있다. 주로 직장인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적당한 예의와 친근감을 동시에 가져가려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브랜드와 소비자를 회사 동료 정도 되는 관계로 설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이런 브랜드 톤을 유지하고 싶다면 ChatGPT에게 어떤 요청을 해야 할까? 위에 설명한 대로 존댓말을 사용하지만, 너무 격식 차리지 않은 편안한 말투를 사용하고, 직장인을 타깃으로 하고 ~~ 이 모든 걸 ChatGPT에게 설명할 필요 없다. ChatGPT를 잘 쓰는 카피라이터가 되려면 산출물 대비 입력이 적어야 한다.
그래서 위에 가져온 스픽의 게시글 3 문장을 주고 위 말투대로 따라서 ‘비 오는 날 쓰이는 영어표현 SNS 게시글’ 작성해 달라고 요청해 봤다.
비 오는 날, 이것만 챙겨가요 ☔️
오늘 같은 날, 여러분은 어떤 문장부터 쓰실 건가요? ☔️
존댓말이지만 ‘~해요체’로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네는 어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문구가 짧기 때문에 표현의 차이가 크게 와닿지 않아. 좀 더 극단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브랜드를 레퍼런스로 줘봤다. 같은 영어 학습 서비스이지만 브랜드 성격이 다른 듀오링고를 예시로 카피를 만들어보자.
역시 경어체를 사용하고 있지만, 유행어와 애칭을 사용해서 더 친근감 있고 약간 B급감성이 더해져 있다. 친근한 브랜드톤을 유지하지만 소비자에게 좀 더 장난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그럼 위 문구를 예시로 주고 ‘비 오는 날 쓰이는 영어표현 SNS 게시글’ 작성해 달라고 요청해 봤다.
오늘 비감성 ON. 영어는 이렇게 씀
괜찮았으면 저장 박고 우산 챙겨라 ☔️
“오늘 비감성 ON. 영어는 이렇게 씀”은 존댓말을 유지하되 ‘ON/씀’ 같은 가벼운 유행어로 장난기를 얹는다. “괜찮았으면 저장 박고 우산 챙겨라 ☔️”는 '저장 박고’ 같은 B급 감성과 이모지 1개가 친근함을 완성한다. 또 문장은 짧고 단어로 끝나는 규칙도 모방하고 있다.
같은 지시어를 줬음에도 레퍼런스 하나만으로 둘은 완전 다른 어투를 사용하고 있다. 규칙을 길게 나열하지 않아도 예시만 잘 찾아주면 ChatGPT는 카피의 어투, 길이, 호흡을 쉽게 모방한다. 프롬프트를 전부 주는 것보단 훨씬 간단하지 않은가? 하나의 지시어에 여러 레퍼런스를 주고 다른 카피톤을 비교하는 방법도 추천해 본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물론 ChatGPT는 창의성이 없다. 그래도 괜찮다. ChatGPT가 모방한 여러 표현과 문구들은 카피라이터에게 다양한 표현을 실험하고 상상하게 하는 도구가 된다. 창의성은 영역은 우리에게 맡기라! ChatGPT가 장산범처럼 모방만 잘해도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