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낙관주의 감성의 회귀와 미래의 아트테크
우리 사회는 AI 기술을 필두로 한 과학 기술 발전의 가속화에 인류의 진화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2045년 특이점 (Singularity,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모두 대체하는 시기)에 대한 종말론, 비관론이 대두되며 직업과 소득 안정에 대한 혼란 역시 가중되고 있다. 혼란이 가중될수록 스타들은 다시금 자연주의, 순수주의를 내세운다. Y2K 때가 그랬다. Year 2000, 2000년이 되면 디지털 시스템이 먹통이 될 것이라는 담론은 경험해보지 않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Y2K 트렌드는 자유로운 하이틴 감성과 맞물려 폭발했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어른들과 달리, 어릴 때부터 새로운 트렌드에 맞추어 성장해 오고, 기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큰 10대들이 자유롭게 미래를 꿈꾸는 감성이 디지털 낙관주의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0대들은 오히려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고 개성을 뽐내고 새로 주어진 기술과 매체들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추구한다. 당시 대중문화는 노래 뿐 아니라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한창 유행했었다.
한국에서는 뉴진스가 Y2K 감성 회귀의 트렌드를 선도했는데 교복과 미국 고등학생들의 운동복을 입고 해맑게 노는 모습의 컨셉과 초창기 아날로그적 디지털의 감성은 지금의 대중의 디지털 피로도에 대한 심리를 정확히 읽은 전략이었다. Y2K 이후 우리는 무한 디지털의 시대를 맞이하였고 개성 있고 실력 있는 스타들이 다수 배출 되며 스타공화국이 되었는데, 한 편으로는 대중들의 빠른 트렌드 변화로 인한 피로도 역시 정점을 찍었다. 지금의 트렌드는 자연 발생보다는 실력은 완성형에 Y2K의 감성을 담은 컨셉의 성공이다.
트렌드가 돌고 도는 것은 과학이다. 사람의 심리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며 관심을 갖고, 세상을 확장해 간다.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며 변화하다 보면 어느새 잊고 있던 예전의 그때가 그리워진다. 더군다나 우리는 대중 매체를 통해 같은 역사와 대중문화를 공유하기에 계절처럼 집단적으로 향유하는 트렌드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함께 "그 때!"를 향수하며 확산된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것을 알았기에 반복보다는 변주를 해나간다. 훌쩍 커버린 채로 그때 그 어릴 적의 감성을 새로 재해석할 수 있어진 것이다.
Y2K의 풋풋함 이후 트렌드는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K-pop으로 예시를 들어보자면 정제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티스트들의 모습이 점점 더 세련되고 실력을 갖춘 아티스트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산업의 성숙과 함께 외형도, 실력도, 소통방식도 시스템화되어간다. 점점 더 실력이 좋은 친구들이 어릴 때 재능이 발견되어 갈고 닦여 완성형으로 나오는데, 노래와 춤은 기본이고 상식과 인성 모든 측면에서 완벽에 가까워진다. 지금의 Y2K 회귀 감성 또한 미래의 프로페셔널한 AI를 활용한 아트테크를 향한 발판일 것이다.
2045 특이점이 현실화된다면 이를 향한 낙관주의와 프로페셔널리즘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으로 노래를 만들고 사진과 영상을 만들고 있다. 하물며 순식간에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양자 컴퓨터가 등장한다면? 인공지능은 지금의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정교하고 복잡한 세계관과 음악, 아트테크를 순식간에 무한대로 생산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 시대에도 중요한 것은 인간의 공명일 것이다. 인간인 우리들이 아름답게 생각하지 않는 한 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이미 사진과 영상 보정술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쓰이며 외적인 아름다움은 진실과 거짓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졌다. Y2K 대중 트렌드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표현"이었다. 정답이 없었기에 싸이월드에서 ㄱr끔..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버디버디로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기도 했다. 인류의 실력과 능력을 AI에게 내어주게 된다면 우리에게 남는 마지막 질문은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AI가 완벽한 기술을 구현해 준다면 우리는 더더욱 인간다움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을 고민해야할 것이다.
왜 하필 지금 Y2K 감성의 복귀였을까? 아마도 우리는 AI가 주도하는 완벽한 시대에 대한 인간성의 리셋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AI는 이미 우리 좌뇌의 영역을 뛰어넘었고, 곧 우리의 상상력을 구현하는 기술도 완벽하게 뛰어넘게 될 것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서로가 가진 인간의 본질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누구이기에 무엇을 왜 만들어 내는지에 대한 스토리에 공명하며 확산될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함께 (어쩌면 팬들과도 함께) 한 마음으로 창조해 내는 예술의 시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