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공작소 Oct 22. 2020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 졌다.

깊어가는 가을이 차갑다.

갑자기 바람이 불고 쌀쌀해 졌다.
집 안에만 있다보니 계절이 바뀌는 것에도 둔감해 지는구나.
추석을 보내고 나니 마음으론 한 해 큰 일을 다 치뤄 잘 보냈단 생각이 든다.

올해는 기억에 뚜렷이 남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하루 하루 지나는 것이 아깝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고들 하는데, 작년 처럼 긴 일년이 없었고 올 해 처럼 하루 하루가 각인 되 듯 뚜렷히 보낸 일 년이 없었다.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남편의 편안과 불안이 공존하는 느긋한 일상들이 느껴졌고, 20대 초반 사회 생활을 앞 둔 초조하고 두려운 청년의 시간이 무겁게, 그리고 파릇 파릇 기대감에 부푼 고3 아이의 발랄함이 생기가 내 안에 전달되었다.

이번 명절도 그랬다.
공무원 시절을 지내서 그런지 부지런함과 최선을 다해 열심인 아버님의 열정, 아낌과 소유, 지적 나눔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는 어머님의 고단함, 마음에 걸리거나 속을 태우는 것이 없이 진짜 날 것 그대로 오늘 하루를 사는 엄마의 순진함, 뇌 신경 문제로 몸이 서서히 기능이 멈춰져가도 여전히 남아 숨쉬는 아빠의 수 많은 걱정거리들.

나를 힘들게 했던 내 주변 사람들의 특성이 그들 각자의 삶으로 조각되어 그들 것으로 돌아가는 듯 한 희귀한 경험. 그리고 그것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리 듯 '우리(we)'가 되는 어떤 섭리.

50세 초반의 시간들이 천천히 흘러간다.
그동안은 근시의 세상을 살았다면 지금 부터는 원시의 세상을 살게 될라나 보다.


주렁주렁 맺혀있다가 떨어지기 바쁜 가을
소꿉장난 같은 밤 말리기
매거진의 이전글 삶은 문제의 연속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