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작은 카페가 생겨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고 있는 '젊음의 거리' 연남동. 그 사이에 2018년 문을 연 이래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티 카페가 있다. '티(TEA)+피크닉(PICNIC)'의 합성어 <티크닉(TEACNIC)>. '일상에서 떠나는 차 한잔의 소풍'의 의미를 담은 홍차 전문 티 카페다. 연남동주민센터 근처에 있어 홍대입구역에서 경의선 숲길을 따라 쭉 걸어가야 한다.
사거리 길목 입지가 좋다. 주택 1층을 개조했는데 외관부터 눈에 띄게 이국적이다. 런던 어느 골목길을 지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천카페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다. 대로변이지만 아름드리 큰 나무와 로켓나무가 테라스에 잘 심겨있어서 울타리 역할을 한다. 외부로부터 어느 정도는시선이 차단되어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다. 내부 공간은 협소하기 때문에 이 야외 테라스 자리가 명당이다. 뒤로는 창문에 예쁜 폰트로 적힌 초록색 문구가티크닉의 정체성을나타낸다.
Life is Teacnic.
1시 정시 오픈인데 주말에는 오픈런으로 가야 할 만큼 줄이 길기로 유명하다. 2021년에 확장 리뉴얼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한층 새로워졌지만, 내부 메인 공간은 여전히 아담하다. 카운터 앞으로 2인 테이블 두 개가 전부. 야외 테라스로 6팀 정도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확장하면서 생긴 오른편 공간은 분리되어 있는데 티크닉 브랜드 차와 차도구를 판매하는 곳으로 테이블이 세 개 정도 있다. 비가 오지만 않는다면 대부분 주문 후 곧장 테라스로 나가 자리를 잡는다.
벽면을 빼곡히 채운 홍차 틴케이스와 예쁜 찻잔들. 그 앞에 소품처럼 붙어있는 메뉴판에 잠시 당황할 수 있다. 긴 쪽지에 흘려 쓴 영어가 가득하다. 차가 처음이라면 뭘 마셔야 할지 고민일 테니 사장님에게 추천을 받아보자. 홍차 외에 밀크티, 차이티, 허브티, 아이스티 종류의 차도 판매한다. 커피나 다른 음료는 없다.
티크닉은디저트에도 진심이다.오히려 차보다 디저트 메뉴가 훨씬 많은 듯하다. 차와 곁들이기 좋은 달달한 한입거리 티 푸드가 종류별로 다양하다. 스콘, 쿠키, 케이크, 타르트, 구움과자, 푸딩 등. 그중에서도 시그니처 메뉴는 '스콘샌드'.보통 스콘은 직접 반으로 잘라 잼을 발라먹게끔 되어있는데, 여기서는 반으로 자른 스콘에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잼이 올려진 상태로 나와 바로 먹기 편하다. 줄 서서 먹을 맛인지까진 모르겠지만 포슬포슬 달달함이 홍차와 잘 어우러진다. '크림티 세트'를 주문하면 티팟에 제공되는 홍차와 스콘샌드 2조각을 1만원에 즐길 수 있다. 스콘샌드만 따로도 포장 구매 가능하다.
<스콘 논쟁> 우리나라의 탕수육 부먹/찍먹처럼 영국에는 스콘 크림먼저/잼먼저 논쟁이 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역시나 정답은 없다. 각자 취향대로 먹자!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공유 가치 있는 한 컷이 필요하다. SNS에서 사진 한 컷만 보고 차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유인할 수 있는 그 무엇. 티크닉의 그것은 스콘샌드다. 스콘샌드의 귀여운 모양새를 보고 찾아온 사람이 많을 듯하다.'차와 피크닉'이라는 기본 콘셉트에 충실해서 매장 곳곳 찍을 거리들이 많다. 테라스 자리는 테이블, 방수 꽃무늬 테이블보, 우드&그린 컬러의 라탄 의자에서 피크닉 감성이 살아있다.
게다가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은 도심 속 피크닉을 떠날 수 있도록 '티크닉 세트'를 대여해준다는 것. 미리 예약하면 보온병에 오늘의 티(Tea)와 예쁜 피크닉 매트, 티푸드(Tea food)를 라탄 바구니 가방에 담아준다. 따로 시간제한은 없고 저녁 8시에 문닫기 전에만 반납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연트럴 파크로 나가서 차 한잔의 소풍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안팎으로 나른한 오후 티타임을 즐기기 제격인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