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작가를 의심한다
정말 잡생각이 많다.이건 아마도 ADHD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생각들이 많아서 쉽게 놓지 못하고 있다. 그냥 적어놓고 나중에 까먹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이게 ADHD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절망 속에서도 개그 욕심이 있다. 웃기고 싶다. 한국인이라서 그런 걸까? 해학이 몸에 배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런 상상들.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이루노라.
<다정가>
다정함은 사실 오지랖이었고, 그 '병'은 혹시 ADHD 아니었을까?
요청하지도 않았던 남들 챙겨주느라 내 인생 많이 망했던.
잠못들었던 생각해보면서 나는 상상해본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복종> 한용운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한용운도 MBTI에서 'P'가 아니었을까? 계획적인 것보다는 즉흥적이었던 게 아닐까? 복종하고 싶었던게 대한민국이라는걸 모르는게 아닌데. 이런 잡생각이 계속 난다.
사실, 빨간머리 앤도 ADHD였을지 모른다. 끝없이 말하고 공상하며 실수가 잦았던 앤.
공상에 빠지고, 생각과 행동이 앞뒤없이 튀어나오는 그런 면들 말이다.
언제나 앤이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건.. 설마... 너도 실수가 잦고 자꾸 까먹었니?
많은 문학 속 인물들에게서 가끔 ADHD 특성이 많이 보인다. 그게 매력일지도 모른다.
ADHD가 나에게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다. 가끔 웃긴 점도 있어서 좋다.
모든 일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