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s Toy Workshop
오늘도 커피를 마셨습니다. 매일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지만 커피 맛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때마다 조금씩 기대했던 맛이 나도록 방법을 조정해요.
https://brunch.co.kr/@matthewmin/286
그러다 보니 커피를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바뀌게 되었습니다. 지난여름에 3D 프린터로 커피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 이후 바뀐 내용을 기록해 둡니다.
https://brunch.co.kr/@matthewmin/292
물론 그사이 드립 커피도 만들어 마시고 시원하게 콜드브루 커피도 만들어 마셨습니다.
야외에서 마시기 편하게 만들어진 드립 백은 맛을 떠나 커피를 만드는 즐거움을 간편하게 압축한 제품 같아요.
사실 멋진 라테아트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도전했는데 모조리 실패했습니다.
이건 분명 저렴한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의 약한 스팀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스팀 기능이 망가져 버리는 바람에 더는 확인해 볼 방법이 없어졌어요.
대낮부터 커피술에 커피를 더해 마시기도 하고요.
그래도 견문을 넓히기 위해 소문난 커피가게를 찾기도 했습니다.
이제 에스프레소는 원하는 맛이 나도록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커피는 내 것과 아내 것 두 잔씩 만드는데 첫 잔과 둘째 잔의 맛이 다릅니다. 정말 그런 건지 검증하고 싶었어요. 커피 맛을 숫자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TSD를 측정하면 어떻게든 비교할 수 있을 거 같았거든요. 물론 커피의 TDS는 빛의 반사율로 측정하는 전문 도구가 있습니다. 저항값으로 이온 농도를 측정하는 TDS는 이렇게 탁한 커피에서는 오차가 많겠지만 경향을 볼 수 있지는 않을까 싶어요.
세척액으로 증류수 대신 정수물을 사용합니다. 9 ppm 정도의 오차는 각오합니다. 원두는 15g입니다. 이런 게 왜 집에 있냐면 옛날에 정수기 개발했었거든요.
첫 잔의 TDS 값은 274 ppm입니다. 둘째 잔이 더 맛있으려면 이보다 높은 값이 나와야겠죠?
둘째 잔의 TSD는 513ppm입니다. 딱히 얼마나 더 맛에 차이가 나는지는 이야기하지 못하겠지만 확실히 둘째 잔이 더 맛있었다는 게 느낌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첫 잔은 에스프레소 머신의 배관이 충분히 가열되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뜨거운 물을 빼 온도를 높여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억지로 뜨거운 물을 빼고 첫 잔을 추출해 보내 확실히 처음보다 높게 측정되었습니다. 맛은 기분 탓으로 더 맛있어진 거 같아요. 이때부터는 꼭 뜨거운 물을 흘리고 커피를 추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사이 그라인더도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커피 맛은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그라인더의 영향이 더 크거든요. 선명한 맛으로 유명한 바리아 그라인더와 같은 제품으로 알려진 알리익스프레스 iTOP 커피 그라인더입니다. 신형 제품이 나오면서 구형 OEM 제품이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거 같아요. 정말 항상 마시던 원두가 완전히 다른 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커피 그라인더에 함께 들어 있던 작은 스프레이 물병으로 원두를 분쇄하기 전에 뿌려줍니다. 그라인더 내부에 정전기를 없애기 위한 거라고 이해하고 있었는데 추출 결과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더라고요. 이때부터는 꼭 물을 뿌려주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테무에서 차를 담는 작은 유리병을 발견하고 대체 왜 저렇게 남아 담는 걸까 궁금해하다가 주문했습니다.
큰 병에 커피를 넣으면 아무리 밀봉을 잘해도 소분할 때마다 커피 향미가 날아가겠더라고요. 지금은 저렇게 12병에 소분하고 나머지는 밀봉 용기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1달 이내라면 마지막까지 맛이 크게 변하지 않아서 이후 계속 이렇게 보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질소 커피 머신 개발을 도와주었습니다. 공기를 압축해서 액상 커피와 물을 섞어 차갑게 추출하는 장치입니다. 커피 거품이 정말 부드럽습니다. 커피 안에 떠도는 작은 기포가 춤을 추는데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https://cumuluscoffee.com/?srsltid=AfmBOoqBJxFHIuhMgqIC3bNM-LrZxnWyi-BK4ePkMpnkTBZ8SLYZSQLx
최근에 출시했어요.
https://blog.naver.com/smoke2000/223544057694
지난여름에는 일본에서 유명한 노지 커피를 방문했습니다.
에스프레소 두 잔을 주문하고 원두도 구입했습니다.
가격은 우리나라 보다 비싼 편이었는데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컵 오브 엑설런스' 원두를 맛볼까 싶어 냉큼 구입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허용할 수 있는 최대량으로 추출했습니다.
숍에서 마신 에스프레소와 같은 맛이 날 때쯤엔 원두의 1/3을 소진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신맛이 도드라지지만 다른 깊은 맛이 신맛과 어울리는 커피였습니다. 이후로 커피는 16g으로 도징량을 높였습니다.
아! 고향 집이 영국인 친구가 있는데 런던에서 핫한 커피집에서 사 왔다고 새로운 원두를 맛볼 기회도 있었어요. 맛있었습니다. 다시 맛볼 방법이 없어 더 맛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다음에 집에 가면 하나 사달라고 부탁할까 봅니다.
그리고 최근에 커피 만드는 자리를 옮겼습니다. 해가 잘 드는 창가 쪽으로요. 커피를 내리는 동안 환하게 햇살이 들어오지만 그렇다고 커피 맛이 더 좋아지지는 않네요.
다음에 커피 근황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바꿀 때쯤이 될 거 같아요. 수많은 에스프레소 머신들이 장바구니에서 지름신을 기다리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