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3
부모의 욕심이 가끔은 무섭습니다. 눈에 보이는 곳에 취직하여 살길 바라는 부모님의 등살에 밀려 부모님이 계신 울산을 기준점으로 울산과 부산에 위치한 기업에 취업 지원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리고, 울산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카페에 입사 제안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차가 없습니다. 자동차 운전면허는 취득 중에 있습니다. 차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도시가 울산인 것 같습니다. 반면 제 입장에서 이대로 울산에서 취업을 하고 삶을 꾸려나간다. 는 것 자체가 답답합니다. 서울보다 연봉이 낮아지는 대신 삶의 질은 높아지겠죠. 다만,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에 끼이고 치이며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연봉이 낮아지고, 복지가 없고, 성장할 수 있는 자극제가 없고(경쟁이 없으니까요), 이직처가 없을 겁니다. 앞으로 근 5년에서 10년 이내 나만의 비기를 갖추지 않는다면 더 크게 도태될 것 같습니다.
이런 저의 고민은 알바 없는 저의 부모님은 알지도 못하면서, "카페 직원 중 누군가 셔틀 서비스를 해줄 거랍니다." 지난주 토요일 면접을 보고, 카페에 있는 모든 직원이 자차로 출퇴근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추측은 크게 틀렸습니다. 모든 직원이 자차로 출퇴근을 하는 환경에서 운전면허도 없고, 운전면허 취득 중에 있는 저는 기본이 부족한 사람으로 정의된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로 화가 납니다.
토요일에 1시간가량 면접을 보고, 출근해 보지 않겠냐? 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얻는 것보다, 포기해야 할 것이 많은' 제 입장에서 입사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기 어려웠습니다. 주말에 고민해 보고, 월요일 오전 중으로 답변을 주겠다. 고 최종 협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월요일 오전 10시 눈 뜨자마자 카페에 전화를 걸어 입사해서 해보겠다. 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출근일 협의해서 연락을 주겠다. 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후 5시가 다 되어가도록 담당자의 답변은 오지 않았습니다. 무척 무안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또 전화를 들고 카페에 전화를 했습니다. "혹시, 내부적으로 논의되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대화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에는 담당자가 오늘 휴가이고, 자리에 없어서 대표와 논의가 안 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자차도 없으신데, 이 부분은 대표님과 어떻게 논의되었냐?라고 되묻는 질문이 도돌이로 돌아옵니다.
도대체...
전화를 끓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과 원하는 것을 적은 문의 메일을 또 써서 발송했습니다. 1번 출근일 2번 출퇴근 시간을 담은 구체적인 근무 시간 3번 급여 및 처우에 대한 상세 안내 등 등을 요구했습니다.
화가 납니다.
그냥 화가 납니다.
엄마, 나 이 회사 안 갈래!
딱 한마디를 엄마에게 던졌습니다.
출퇴근을 시켜주는 다른 직원이 있을 것이라는 엄마의 예측은 틀렸습니다.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천만 원짜리 한 장을 써서 차를 마련하고, 도로 연수를 받고, 출퇴근 길에 엄마를 태워 몇 번 운전해 보면 자차로 출퇴근이 될 거라고 합니다. 그러면 울주군민이 되는 거랍니다.
상황이 이런 마당에, 복합문화공간 카페에서 저를 거절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