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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작가 Jul 02. 2024

내 브런치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됐다!

기쁨보다 안도감이 올라왔다




0. 내 글이 다음 메인에 떴다. <주말에 폰을 꺼두는 싸가지 없는 인간에 대해> 쓴 브런치 글이다. 담당자가 선정하는 건지, 알고리즘인지 모르겠다. 조회 수가 3,000을 돌파했다는 알림을 보고 오잉했는데? 그게 4천, 5천, 6천, 그리고 1만이 됐다? 며칠 새 1.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었다. 



1. 기쁨보다 안도감이 목을 치고 올라왔다. 목에서부터 가슴 방향으로 손을 쓸어내렸다. 내가 뻘짓스러운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니라고 확인해 준 것만 같았다. 다음 책은 <철학>과 <정신 건강> 그 사이의 이야기인데, 사실 고민이 많았다. (지금도 많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얼마나 풀어야 할지, 거푸 밑 작업만 하고 있는 것이다.


안도감에 친구랑 논 날


안도감에 문어도 썬 날



2. 아무리 고민해도 말끔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썼다. 매 포스팅마다 힘줘서 신경 쓰곤 했던 커버 디자인도 안 하기로 했다. 힘을 뺐다. 아무래도 당분간 길을 잃어봐야겠다.


3. <무기가 되는 글쓰기> 출간 전에도 112개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어차피 많이 써봐야 한다. 더 정확히는 뱉어봐야 한다.


4. 뱉으면서 배운다. 글 조회수, 공유 수, 저장수를 주요 수치로 보고 정량적인 감을 기른다. 인스타그램 좋아요의 경우 비교적 덜 중요한 수치다. 글을 읽지 않고도 무의식적으로 좋아요를 누르기도 하고, 어떤 이미지를 쓰느냐도 큰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5. 추가로 댓글, DM, 그리고 글을 주제로 지인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정성적인 감을 잡는다. 내 뇌를 에워싼 가상의 책이 살아서 춤추고, 내 몸통이 숫자와, 감과, 글감으로 가득 차 98.2도의 온도로 들끓고 있는 것만 같다. 100도로 끓어넘치지 않도록, 적절히 에너지를 분배하는 것도 작가의 일이다.


5. 작가의 또 다른 일은 글의 결괏값과 가상의 독자를 공상하는 것이다. 


6. 다 읽을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다 읽고 마는. 하찮은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다른 방향으로 세상을 본 찰나를 만나고 마는 글을 쓰고 싶다.


7.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날 것의 글을 밝은 눈으로 기꺼이 읽어주는 독자를 만나고 싶다. ‘이렇게 살 수도 있어?’ 다양한 삶의 방식이 궁금한 사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 비상식적인 시선을 좋아하는 사람, 열린 대화의 장을 따스히, 귀히 여기는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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