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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곁에 없어도

by 풍경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의 맑은 눈과

고운 목소리를 느낄 수 없다면

함께 있어도

홀로 외로이 있는 것이다


그대가 곁에 없어도

그대의 선한 미소가 보이고

그대의 맑은 목소리가 들린다


그대 마음 안에 곱게

펼쳐진 생生이 보이고

그 안에 유유히 흐르는

푸른 강물의 반짝이는 소리가 들린다


영혼이 맞닿아 있다면

보이지 않아도

곁에 가까이 없어도

선명한 그대를 볼 수 있으리니


그때 그대와 나의

영혼의 마주침이 일어나고

내 안의 세상과 그대의 세상이

다르지 않음이니


밤하늘의 빛나는

유일한 별로 만나

온전한 하나가 되리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만 사랑이더냐. 지금 곁에 없어도, 먼저 떠나보낸 이들도, 각자의 이유로 떨어져 만나지 못하는 이들도 못 본다고 애달파하지 않는다. 하물며 나를 알아주는 이가 멀리 있다 하여도 영혼은 늘 맞닿아 있어 내 마음이 수만 리 바다를 건너서라도 그대에게 가 닿을 것을 믿는다. 밤하늘의 별이 유독 빛날 때, 아마도 그날은 내 마음이 그대에게 전해진 것이리라.

166556385_539051447062063_4361503318132159637_n.jpg 한라수목원에서 벚꽃이 흩날리던 어느 날

보고 싶은 만큼 나도 그러하다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네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감응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함께일 수 있다네

결국 있다는 것은 현실의 내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미 한 하늘 아래 저 달빛을 마주 보며

함께 호흡하며 살고 있다네

그리하여 이 밤에도 나는 한 사람에게 글을 띄우네

그리움을 마주 보며 함께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네

....


-법정 스님 글 中-


# 그대가 곁에 없어도 / 2021. 3. 29.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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