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수고 많았다, 인선!
이십대의 마지막을 앞두고 회사 진급을 누락했고
회사의 다른 계열사로 이직 비슷한 느낌의 이동을 했다.
집에 오는 길에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가까웠던 사람부터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의 전화를 받았고,
위로와 응원으로 적당히 괜찮았던 마음이 뭉글뭉글 해져서 코가 시큰거렸다.
진급누락의 원인을 나는 어느 정도 감지하고 있던 터라
억울함보다는 인정이나
내년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자기반성이 컸는데,
사람들이 대신 억울해도 해주고 괘씸해도 해주니
내가 아닌 타인에게 좀 억울하고 괘씸한 맘이 들어서,
사람 마음 하고는 참- 하면서 웃음이 났다.
다른 회사로의 이동은 내가 바랐던 것이기는 하나
예를 들면, 백화점 전단지 광고모델 시켜주세요- 하는 류의 바람이었는데
그것이 덜컥 이뤄지고 보니 어리벙벙해도 좋은 것이 크다.
지난했던 올 한해가 지나간다.
이 시간들이 쌓여 나를 만들 것이기에 나빴던 것은 버리고 좋은 교훈들만 가지고 삼십대를 맞이해야겠다.
내가 열여섯 살부터 궁금해 하던 내 나이 서른,
그때 그려오던 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오늘 다시 시작 해야겠다.
올 한해 수고 많았다, 인선!
2013 12 wi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