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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없이 살기, 어렵지 않아요

김광훈 광주 에코바이크 사무국장, 환경운동가

by 미지의 세계

* “전 태어나서 한번도 자동차를 사 본적 없어요.” 김광훈 사무국장이 말했을 때,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일단 광주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발달된 도시가 아니다. 도시가 팽창하고 주변 도시까지 흡수하면서, 교통체계도 중구난방 커진 측면이 있다. 게다가 광주는 2019년 6월 기준 67만대의 차량이 등록된, 광주시민 2명 중 1명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다. 자동차 친화적인 부분이 크다는 것이다. “불편하지 않으셨어요?” 라고 묻자, 단호한 답이 돌아왔다. “전혀요. 조금 일찍 나오면 돼죠. 정 안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되고요. 그래서 이 자전거도 이렇게 쉽게 접히고요…” 그의 자전거는 주인의 손길이 익숙하다는 듯 정말 휙휙 접혔다가 펴졌다. 김광훈 씨의 이야기를, 그의 평소 출근길인 광주천변에서 들었다.



2020. 7. 3. 방송


(앵커)

우리 일상에 자동차가 없다면, 생활은 어떻게 바뀔까요?

한 달 동안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살아보자는 프로젝트가 지금 광주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자는 건데요.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광훈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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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환경 운동을 해온, 환경운동가입니다. 김광훈 씨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Q. 인터뷰 오실 때 자전거 타고 오시는 걸 봤는데요..아마 이 프로젝트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가용 없이 한 달 살기'. 어떤 프로젝트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A. 최근에 문제되고 있는 기후 위기, 이런 부분이 굉장히 심각해서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게 있었고요. 그러면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한번 찾아봤으면 좋겠다, 해서 시작한 거였고요. 마침 제가 자전거를 좋아하다보니까, 교통 쪽에서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게 없을까. 그럼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 해서 시작하게 된 겁니다.


총 다섯 번만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나, 걷는 모습을 찍어 올리시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어느 누구나 가능하고요. 아직 7월 한 달이 길기 때문에, 지금 시작하셔도 됩니다.


Q. 왜 '자동차 없이 한 달을 살아보자'고 제안하셨습니까?


A. 광주 지역은 이렇게 산업 공장이나 이런게 많지 않아서, 여기서 배출되는 지구온난화 물질보다 가정, 상업이나 교통 쪽에서 배출하는 (지구 온난화 물질이) 훨씬 높습니다. 교통 쪽은 시민들의 참여도 필요하지만 행정의 강력한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보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교통 수송 부문에서 환경운동을 시작을 하게 된겁니다.


Q. 자전거를 많이 타시잖아요. 광주는 자전거를 타기 좋은 환경입니까, 어떻습니까?


A. 썩…. 제가 ‘좋다’ 이렇게 판단을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실제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도로가 보행자하고 함께 가는 보행 자전거 겸용 도로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은 굉장히 위험성이 따릅니다. 왜냐하면 제대로 홍보들이 돼있지 않다보니까 사람들이 자전거 도로로 걸어가는 경우도 있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보행자 도로로 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이 불분명하고. 전용 도로라고 하면 광주천이나 영산강 정돈데, 과연 여기를 이용해서 얼마나 출퇴근을 하고 통학을 하는 사람이 많을까 이런 의문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Q. 기후 위기, 환경 운동..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A. 환경 운동의 처음은 에너지 운동에서 시작했는데요. 제가 에너지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영업하는 상가들에서 밤에도 간판 불을 키는 경우들이 많았어요. 그런 실태 조사를 나갔었거든요. ‘영업을 하지 않는데 왜 불을 켜 놨을까’ 이런 의문이 드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해결해야겠다 해서 에너지 운동에서 시작했던 거고. 그게 하다보니까 자전거를 타는 것, 그 다음에 그 외에 환경적인 것까지 확대된 거라고 봅니다.


Q. 하다보니까 환경운동을 하게 됐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우리 시민들이 일상에서 해볼만한 환경 운동, 어떤 게 있을까요?


A. 다들, 일상 속에서 환경운동 하나씩은 하고 계세요. 물 절약 하시는 분들, 아니면 스위치를 꺼 주시는 분들, 멀티탭을 사용해서 스위치를 눌러서 에너지 절약하는 분들. 그리고 쓰레기 배출을 줄여주시는 분들. 이런 분들이 일상에서 하는 환경운동 이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지금 단계에서는 기후 위기기 때문에, 한 두가지 정도를 더 찾아서 강력하게 운동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나만 하기 보다는 내 주변, 가족, 동네하고 같이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부탁을 합니다.


* 인터뷰 이후, 그의 소식은 더욱 꾸준히 들려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평소 환경 지킴이 역할을 했던 그 역시 더 자주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다. 두건과 각종 보호장구, 가벼운 옷차림 등 김광훈씨는 항상 자전거 타기 좋은, 가벼운 복장으로 기사 사진에 등장했다. 그게 더욱 반갑고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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