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작업
디펜스는 끝났지만, 아직까지 해야 할 일 들이 남았다.
디펜스 때에 받았던 코멘트들로 논문을 수정해야 했다. 많이 지적받았던 관련 연구 부분들을 보강하고 연구의 포지셔닝을 명확히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또한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오류들을 수정하고, 논문을 인쇄하기 까지 필요한 다른 작업들도 함께 이루어져야 했다. 감사의 글, 이력서도 논문 뒷부분에 새롭게 작성하여 포함시켰다. 박사과정의 잡동사니를 처음 작성할 때에는 이 글을 잘 모아서 감사의 글 대신에 작성할 수 있기를 바랐었는데, 정작 디펜스까지 글 작성을 완성하지는 못했다. 지금 인쇄된 논문에 있는 감사의 글에는 브런치에 있는 글과 같은 형식은 아니지만 내가 박사과정 동안 도움을 받았던 많은 분들에게 다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학교 도서관에서 논문 인쇄 공동구매를 신청했다. 인쇄까지 한 5일 정도가 걸린다고 하여 디펜스 직후에도 쉬지 않고 논문을 수정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공동구매가 아니라 다른 인쇄소들을 이용하면 하루 만에 가능하다고 한다.) 이제 디펜스라는 압박에서 얼른 벗어나서 심적 안정을 찾고 싶어서 크게 힘든 줄 모르고 논문을 수정했다. 이전에 졸업한 선배들은 논문을 A5 사이즈로 작고 이쁘게 디자인하여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좋도록 따로 제본을 했었다. 작은 논문들이 이뻐서 나도 꼭 만들고 싶었다. 검정 하드커버 논문을 A5 사이즈로 포맷을 바꾸어서 인쇄하였다. 논문은 검정 하드커버 논문은 최소 수량을 20부를 인쇄하고(그림 11-1), A5 사이즈의 소책자 형태로 디자인하여서 100부 인쇄하였다 (그림 11-2). 120부나 되지만, 선배들의 조언에 따르면 학교에 있는 친구들만 줘도 50부 정도는 금방 없어진다고 들었고, 추후 진로에 따라서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해서 좀 많다고 생각되어도 인쇄를 진행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다 보니 선배들의 말처럼 금방 논문이 줄어들어 지금은 수중에 20부 정도만 남아있다.
디펜스까지 정신없이 달려와서 인지 아직 다음 진로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지 못했었다. 추후 진로도 이제 고민을 해봐야 했다. 지도교수님께서 연구실에 포스닥 자리가 나서 오퍼를 주셨지만, 11년 동안 카이스트에만 있었어서 이제 다른 곳에서 새로운 배움을 얻고 싶다는 생각에 정중히 거절하였다. 여기서 배웠던 지식보다 실제 사회에서 배울 지식과 경험이 나에게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2월까지 학교에 남아 있으면서 학위논문에서 남은 부분들을 논문에 제출하면서 추후 진로를 생각해 보려고 한다. 학위 연구에서 아직 제출하지 않는 논문 두 편을 제출하고, 관련 특허를 작성하는 일이 남아있다. 얼른 남은 일을 마무리하고 휴식 시간과 다음 진로에 대한 준비기간을 가지고 싶다.
학교를 떠나기 전까지 감사한 분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고, 박사과정의 잡동사니 매거진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앞으로는 연구실 사람들, 미디어아트 동아리 동료들, 자주 보던 고등학교 친구들, 그리고 지도교수님에 대한 감사의 글을 예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