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
이상하게 호이안에서는 잘 깨지도 않고 편안하게 잤는데 많이 뒤척인 새벽이었다. 계속 자려해도 잠이 쉽게 들지 않아 시계를 보니 아침 6시였다. 너무 이른 듯했지만 오늘 일정을 생각하기 위해 일어나자 마음먹었다. 침대에서도 창밖으로 미케 비치의 시원한 풍경이 보였다.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커튼을 연 순간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 아침 6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19층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마치 개미 떼가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처럼 빼곡했다.
화들짝 놀란 나는 본능적으로 B를 깨웠다.
"미케 비치에 지금 사람들 엄청 많아!!!! 우리도 산책하고 오자! 아니 산책하고 올래?"
"지금 몇 시야?"
"6시......^^;;;;;;;"
"그래~ 다녀오자!"
나와 다르게 야행성인 B라 많이 미안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이른 시간 현지인의 모습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확실히 이른 시간인지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아 길을 수월하게 건널 수 있었다.
신발을 신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우리도 신발을 벗어 들고 모래사장을 걸었다. 아침인데도 우리나라의 한낮 기온 같아 수영을 하기에 딱 적절했다. 그래서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북적이던 것이다. 수영할 생각은 없었기에 발만 담그고 분위기만 내다가 산책을 마쳤다.
발을 씻기 위해 찾은 샤워장은 우리나라와 달리 사용료를 받지 않았다. 실내가 아니라 모래사장 옆 인도 위에 있었는데 샤워기도 많고 남녀 구역이 나뉘어 있었다. 샤워장 옆은 오토바이 주차장이었는데 샤워를 마친 사람들은 출근 복장으로 갈아입은 후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갔다. 한두 명도 아니고 꽤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출근 전 수영을 위해 온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참 부지런해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벽에 문화센터에서 수영 강습을 받고 오던 동료들이 생각났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자극되더라.
들어오는 길에 조식을 즐겼다. 이 숙소에서의 첫 조식인데 호이안에서 먹었던 조식에 비해 음식의 종류나 맛 등 전체적으로 아쉬웠다. 그냥 배가 고프니 먹는 느낌. 식사를 하면서 B의 발 상태가 좋지 않아 바나힐은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리에게 끈질기게 딜을 하던 벨보이에게 못 간다는 소식을 전했더니 너무나 아쉬워하며 왜 못 가는지, 혹시라도 마음이 바뀌면 꼭 알려달라고 했다.
이제 오늘은 무엇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