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인정한다는 것.
내가 잘못한 것, 부족한 것, 모르는 것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잘못한 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남의 잘못은 너그럽게 이해하고 감싸 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부족하고 모르는 건 겸손하게 배우는 것.
내가 아는 눈곱만 한 지식으로 자만하지 않는 것.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어릴 땐, 어른이 되면 다 알줄 알았다. 모든 것을 다 아는 똑똑한 사람이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어른은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처럼 질문에 모든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살아온 시간만큼 모르는 것도, 부족한 것도 함께 쌓여가는 것 같다. 배우는 만큼 내가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는 걸 깨닫게 되고, 내가 성장할수록 더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큰 사람일수록 다른 이들의 잘못에 관대하고 겸손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는 게 많은 사람일수록 다른 생각을 더 잘 이해해준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어릴 땐 이해가 안 됐던 것들이 크면서 이해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겠지. 내가 더 배우고 더 가질수록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고 그럴수록 누군가의 부족함을 더 잘 끌어안아주게 된다.
어른이 되면 자유로울 줄 알았다. 하지만 자유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배워가는 중이다. 내가 원하는 자유만큼 포기해야 원하는 자유가 생긴다. 어떤 자유를 선택하고 어떤 자유를 포기할지를 결정하는 게 바로 어른이 할 몫이다. 이 세상에 그냥 주어지는 자유는 없다. 대가 없는 자유는 없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에 따라오는 일을 감당하는 것도 내 몫이라는 걸 잊지 않아야 어른이다. 반대로 어떤 것이든 감당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어떤 자유든 선택할 준비가 된 것이다.
어쨌든 어른이 된다는 건 인정한다는 것.
싫은 것, 부족한 것, 남이 부족한 것, 치러야 할 대가도 모두 내 몫이라는 사실까지도 인정한다는 것.
인정할 줄 알아야 어른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