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건네는 한 마디
운동이 끝난 후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유난히 갈증이 났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바나나 주스를 사 마시러 생과일주스 가게로 향했다.
계산대 앞에 서니 중년의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나오셨다.
"환영합니다~^^"
기분 좋은 인사에 나도 웃으며 주문을 했다. 보통 젊은 청년들이 있는 가게인데 오늘은 아주머니가 계셔 의외라 생각했다. 한산한 시간이었는데 내 주스를 만드시는 중 사람들이 몰려왔다. 믹서기의 버튼을 누르시며 계산대 앞으로 향하기 전에 인사를 먼저 하신다.
"환영합니다~^^"
손이 느리셔서 젊은 아르바이트생들이 하는 것보다 조금 더 기다려야 했지만 그 시간조차도 기분 좋아지게 하는 아주머니의 한마디.
그리곤 정성스럽게 담아주시는 내 음료와 함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라고 마지막까지 기분 좋은 인사를 해주신다.
간단한 한마디의 인사일 뿐인데 하루가 밝아지는 기분이다. 손님이긴 했지만 한참 어린 나에게 아주머니는 머리를 숙여가며 주스를 건네셨다. 아주머니의 인사는 따뜻했다. 진심으로 손님의 행복한 하루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기 때문일까.
이렇게 보면 누군가에게 좋은 기운을 건네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왜 이렇게 어려운 게 되어 버렸을까.
언젠가부터 칭찬에 인색하고 평가에 목숨을 걸며 비교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먼저' 하는 것이 '손해보는'것이 되어버렸고 칭찬을 하면 스스로가 저평가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높은 사람은 먼저 연락하면 안 되는 것이고 먼저 인사하면 안 되는 것인가?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과정에서, 그 마음을 표현하는 말에서도 권위와 지위가 작용한다는 게 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