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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코 Dec 02. 2020

Day10. 즐거운 일, 불쾌한 일

개발자의 소소한 행복, 누군가의 무지


일 하는 게 재밌어요

나는 일하는 걸 좋아하고 즐거워한다. 가장 최근에 즐거웠던 일을 생각하니 가장 먼저 오늘 내가 한 업무에 대한 생각이 났다. 회사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한동안 개발을 못했는데 오랜만에 개발을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었다. 두 번째 즐거움은 내가 예상한 일정 안에 일이 끝난 것이다. 세 번째 즐거움은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진행한 업무는 한번 만들어 놓으면 한 곳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 쓰이게 될 부분이라, 지금 당장 구현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이 가져다 쓰기 쉽게, 유지보수를 생각해서 진행해야 했다. 그래서 다른 개발 업무보다 설계에 훨씬 더 시간과 공을 들였고, 그 결과 개발 시간도 줄일 수 있었다.

개발을 하다 보면, 타인뿐만 아니라 미래의 나도 타인이 되어있다. 한 달만 지나도 코드가 새롭고, 왜 이렇게 만들었지 라며 타인처럼 코드 리뷰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순간들을 고려해 유지보수를 항상 생각하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결과물로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를 위해 만들어 놓은 코드를 발견하는 순간! 이쯤에 이런 코드가 있겠지 라고 생각했을 때, 역시나 처럼 있을 때! 개발자로서 나에게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이다.


오늘도 숨이 차게 3, 2, 1 Start!

운동은 나의 하루를 즐겁게 해주는 또 하나의 활력소이다. 일을 좋아하고 잘하고 싶다 보니, 퇴근 후에도 계속 업무 생각이 끊이지 않는 것이 걱정이었다. 그런데 운동을 할 때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단절이 내가 업무에서 일상생활로 건너오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 덕인지 업무가 힘들었던 날이면 오히려 더 운동을 가고 싶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운동하는 곳에서 좋은 친구, 언니 오빠들도 많고, 다양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덕분에 운동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며 나의 생각을 환기시킬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나에게 운동은 국가가 허락한 마약(?) 같은 존재이다.


좋아하는 것

많이 바쁘신가요?

최근 점심시간에 자주 가는 가게에 갔는데 불쾌한 일이 있었다.

"사장님, 제육덮밥 하나랑요, 김치찌개 하나랑, 돈가스 두 개인데 하나는 소스 따로 주세요."

"네? 돈가스요?"

"아, 제육덮밥 하나, 김치찌개 하나, 돈가스 두 개요."

"제육 하나, 찌개 하나, 가스 두 개" "아 그 돈가스 하나는 소스 따로 주세요."

종업원은 나를 한번 스윽 쳐다보더니 대답도 없이 주방으로 향했다. 이때부터 느낌이 싸했다. 메뉴가 하나씩 차례대로 나왔고, 아니나 다를까 나의 점심은 결국 소스에 흠뻑 젖은 돈가스였다. 그래서 나는 종업원 분에게 "소스 따로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어? 그냥 돈가스 달라했잖아요."

"아..."

바쁜 점심시간에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흘려듣는 듯한 종업원 분의 태도에 기분이 안 좋았고, 불안한 마음에 재차 메뉴를 말씀드렸지만 결과는 예상대로 였다. 그리고 마지막 말은 정말이지 다시는 이 식당에 오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종업원 분들의 프로페셔널은 회전율을 빠르게 하는 것도 있지만, 손님 응대나, 정확한 메뉴 주문도 아주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태도만 봐도 예상 가능한 결과를 내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이런 사람과는 함께 하고 싶지 않다.

싫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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